게이밍 헤드셋은 볼륨 조절 및 기능 버튼이 있는 리모트 컨트롤러를 케이블에 배치해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케이블이 무거워져서 헤드셋 체감 무게가 증가하는 경우가 있고, 달려 있는 위치가 애매할 경우 상당히 거치적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ROCCAT 사는 이것을 고려하여 하우징에 볼륨 조절 다이얼과 기능 버튼을 추가했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을 훨씬 선호합니다. 물론,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요. 소프트웨어
게이밍 헤드셋이 일반 헤드폰과 차별점을 둘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소프트웨어입니다. USB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기기들은 하우징에 DAC이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사운드 카드에서 지원하는 기능이 소프트웨어에 녹아 있을 필요가 있습니다. ROCCAT KHAN AIMO 헤드셋을 연결하고 SWARM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사운드 카드 기능을 내장한 헤드셋답게 샘플 레이트와 이퀄라이저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선명도와 베이스 EQ 등을 켜면 소리를 왜곡하여 한층 더 자극적인 음색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FPS 게임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가상 7.1채널을 켤 수 있고, 목소리를 제외한 주변 소음을 제거해주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은 드라마틱 한 차이를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가끔가다 재미로 활용할 만한 매직 보이스 기능도 있군요.
제품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능형 조명 시스템인 AIMO를 지원합니다. AIMO 기기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다면 연동하여 일체감 있는 LED 효과를 누릴 수 있겠죠. 이외에도 '색 사이클, 최대 조명, 박동, 호흡' 모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RGB LED 위 GIF 파일은 RGB LED 전환을 빠르게 하여 만들었습니다. 기본 세팅은 색 전환이 상당히 느리더군요. KHAN AIMO 헤드셋은 LED가 점등하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착용한 상태에서는 LED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그다지 중요한 기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건 저의 생각일 뿐이고 RGB LED를 선호하는 분들은 이 기능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길 것입니다. 제가 헤드셋에 내장되어 있는 LED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이어 패드와 하우징 내부 온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헤드셋을 구매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착용감 자체를 저해하는 부분이라서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ROCCAT KHAN AIMO의 경우 LED 모듈의 개수가 많지 않아서 온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분해
하우징과 이어 패드는 걸쇠로 부착되어 있어서 잡아 뜯는 형식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나사는 양면테이프를 통해 가려져 있으므로 제거해야 분해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우스는 무게추를 제거할 때, 키보드는 흡음재를 집어넣거나 윤활을 진행할 때 분해해야 할 경우가 있지만, 헤드셋은 딱히 이유가 없으므로 분해하는 것을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일이니 계속해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USB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제품이라 내부에 DAC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운드 카드가 없는 시스템에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죠. 여러 가지 세팅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상당히 편리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고성능 사운드 카드나 외장 DAC와 연동하여 사용할 수 없다는 말도 됩니다. 이 부분은 누군가에게는 장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DAC은 C-Media Electronics 사의 CM6533X1 칩세트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 칩세트는 LED 드라이버와 2채널 ADC/DAC 및 S/PDIF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헤드셋, 도킹, 스피커 및 마이크에 사용합니다. 원칩 설루션이기 때문에 PCB 기판 면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자세한 내용은 칩세트 제조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링크>를 따라 들어가시면 데이터시트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대편에는 LED 모듈 기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LED 모듈 개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LED를 켜놓더라도 온도가 상승하여 귀가 불쾌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
마이크
헤드셋은 게임을 플레이할 때 의사소통을 위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리만큼 마이크 성능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죠. ROCCAT KHAN AIMO 마이크는 탈부착이나 하우징 안으로 집어넣는 형태는 아니지만, 위로 올렸을 때 외관을 해친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마이크가 잘 구부러지지는 않지만 긴 편이라서 입 주변에 배치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고 목소리 자체가 깔끔하게 들어가는 편입니다. 다만, 미세한 화이트 노이즈를 느낄 수 있었으며 주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의사소통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서 게이밍 헤드셋의 기능을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성능입니다. |
ROCCAT KHAN AIMO 측정치 ▲ Olive-Welti Target, 1/3 Smoothing
본 테스트에 사용한 제품의 측정값은 제품 전체의 특성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수회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의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평평한(FLAT)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헤드폰의 경우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바로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프 해석 과정에는 주관이 개입할 수밖에 없으므로 참고하여 정보를 받아들여 주시기 바랍니다. Hi-Res 인증을 받은 기기인 만큼 상당히 넓은 대역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이밍 헤드셋은 저음역에만 큰 비중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ROCCAT KHAN AIMO는 전체적인 음의 균형은 V형으로 저음역과 고음역이 강조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100~200Hz의 양감이 많은 만큼 중음역이 선명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3k 대역이 강조되어 있기 때문에 보컬이 물러나 있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습니다. 저음역의 양만큼 고음역의 양도 많기 때문에 음악을 재미있게 표현한다고 볼 수 있지만, 평소 모든 대역이 평평한 기기를 사용하셨던 분들은 자극적이라는 느낌을 받으실 겁니다. 고음역은 살짝 거칠었지만 시원시원하게 소리를 표현했습니다. 소리 성향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겠습니다만, 대역폭 자체가 넓기 때문에 음악 감상이나 영화 감상에 활용해도 충분히 괜찮은 성능입니다. |
마치며 음향기기 측정값을 첨부하고 해석한 첫 번째 칼럼이네요. 개인적으로 측정값을 추가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주파수 응답 말고도 여러 항목에 대한 측정값이 있지만, 저희가 보유하고 있는 측정 기기로는 이 정도 수준이 딱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에 더 많은 자료를 원했던 분들은 너그럽게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 성격상 주파수 응답 그래프도 100% 만족을 하고 있진 않지만, 이것은 표준 측정 기기를 활용했어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ROCCAT KHAN AIMO 헤드셋은 Hi-Res 인증을 받은 만큼 고음역대까지 충실하게 재생하는 넓은 대역폭을 보여줬고, 음의 균형도 많은 분이 선호할 만한 성향을 가진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취향에 따라 음악 감상에 활용하더라도 충분히 괜찮은 성능을 체험할 수 있을 겁니다. 또한, 헤드셋의 중요한 기능인 마이크의 성능이 나쁘지 않고, 착용감도 좋았습니다. 분명 게이밍 용도로 좋은 헤드셋이지만, 게이밍으로만 범주가 묶여있기에는 아쉬운 제품입니다. KHAN AIMO 칼럼을 작성하면서 얼마 전 다뤘던 ROCCAT RENGA 헤드셋이 떠올라서 로켓 사의 음향 기기들을 쭉 살펴봤습니다. 가격대가 합리적이고 기본기가 좋은 제품들로 포진되어 있더군요. 화려함보다는 제품이 본래 수행해야 하는 기능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로켓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상 퀘이사존 깜냥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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