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대 코어 시리즈의 주요 스펙에 대해 간략히 표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아키텍처가 코멧레이크로 변경되기는 했지만, 결국은 스카이레이크 아키텍처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내부 로직의 변경은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다만 코어 i9-10900K에 한해서는 독특한 항목이 하나 추가되었는데요. 바로 Thermal Velocity Boost(이하 TVB)입니다. TVB는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코어 온도에 따라서 부스트 클록의 폭을 높여주는 기술의 일종인데요. 경쟁사의 XFR(eXtended Frequency Range)이 공급되는 전력과 코어 온도에 따라서 부스트 클록을 높여주기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사실 TVB는 이번에 처음 등장한 신기술은 아닙니다. 순간적으로 높은 부스트 클록을 달성하기 위해 모바일 프로세서에서 먼저 활용되던 기술의 일환인데요. 8세대 코어 모바일 프로세서에서는 최대 부스트 클록을 4.6 GHz에서 4.8 GHz까지 높여주는 기술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 기술은 소개되던 당시 맹점이 있었는데요. TVB가 동작하는 전제 조건은 표면온도(Tcase)가 50℃ 이하(Coffee Lake H 기준) 또는 70℃ 이하(Coffee Lake R, Whiskey Lake U, Comet Lake U 기준)여야만 온전히 동작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열 관리가 어려운 모바일 프로세서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TVB는 과연 제대로 활용이 가능한 기술인지 의심하는 것이 당연해 보였죠. 이번 코어 i9-10900K에 적용된 TVB는 온도에 따라서 싱글 코어 및 멀티 코어 부스트 클록의 범주를 100 MHz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올 코어 부스트 클록 역시 마찬가지이므로, TVB가 동작하지 않는 범주에서 i9-10900K가 동작하는 부스트 클록 범주는 4.8 ~ 5.2 GHz가 되는 셈입니다.
XTU로 확인한 i9-10900K 코어별 부스트 클록
인텔의 경우, 코어 수에 따른 부스트 클록 범주를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이번 10세대 코어 시리즈 역시 활성화 코어에 따라서 부스트 클록 범주가 다르게 적용되는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첨부한 i9-10900K의 경우, 1코어 및 2코어가 동작하는 상황에서는 최대 5.3 GHz까지 동작(TVB 기준)하지만, 6~10코어가 동작하는 상황에서는 최대 4.9 GHz(TVB 기준)로 동작하는 특성을 보입니다. 인텔 프로세서의 코어별 부스트 클록 범주를 확인하고자 하신다면, 위에 첨부된 CPU 특징 비교 표에서 올 코어 부스트 항목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순서대로 작성된 작은 숫자가 1코어~최대 코어를 의미합니다).
다른 특징도 살펴볼까요? 우선 i9-10900K와 i7-10700K의 공식 메모리 지원 범위가 이전 세대보다 조금 더 늘어난 부분이 눈에 띕니다. 9세대 코어 시리즈까지는 DDR4-2,666 MHz까지 공식 지원했기 때문에, CPU 및 메모리 오버클록을 지원하지 않는 B, H 마더보드에서는 메모리 역시 DDR4-2,666 MHz를 초과할 수 없었는데요. i9-10900K 및 i7-10700K는 DDR4-2,933 MHz까지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두 CPU에 한해서는 Z490 마더보드를 함께 활용하게 될 터이니 메모리 오버클록이 가능하므로 별 의미 없는 내용이겠지만, Non K 제품군이나 저전력 제품군 역시 동일한 메모리 클록을 지원할 것이라는 점에서는 조금 의미를 지니게 되겠네요. 또 다른 특징은 열 설계 전력, TDP의 변화입니다. 이전 세대까지 인텔의 TDP 정책은 K SKU라고 해도 대부분 95 W에 머물렀는데, 이번 세대에 와서는 125 W로 변경되었습니다. 아래에서 후술할 전력 제한(Power Limit)과 연계한다면 제법 현실적인 범주로 바뀌었다는 것에 의의가 있을 것 같네요.
Z490 마더보드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이미 알고 계신 분이 많겠지만 이번 10세대 코어 시리즈는 소켓이 변경됩니다. CPU 소켓이 변경된다는 말은 이를 지원하는 마더보드 역시 새로운 제품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이고, 9세대까지 활용하던 LGA 1151 v2 마더보드를 활용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6~9세대 코어 시리즈는 동일한 LGA 1151 소켓을 활용했기 때문에 마더보드 UEFI를 개조해 최신 CPU를 구형 마더보드에서 활용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이런 접근 자체를 물리적으로 막겠다는 의사표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부정적인 의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닌데요. 마더보드 제조사에 따라서는 차세대 코어 시리즈를 위해서 PCI-Express 4.0 슬롯을 미리 탑재하기도 했습니다. 3세대 라이젠을 위한 X570 마더보드와 비슷한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 이전 세대 프로세서를 장착하면 PCI-Express 3.0으로 동작하는 구조가 이번 Z490에서도 그대로 적용된 셈이죠. 무엇보다도 이번 Z490 마더보드는 전반적으로 전원부 품질이나 페이즈 구성이 보강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각 제조사의 최상위 라인업에는 90A Power Stage 부품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는 것만 보아도 그렇고요. 인텔 Wi-Fi 6(GiG+)를 지원하는 것 또한 주요 변경점 중 하나가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부분은 가격입니다. 10세대 코어 시리즈와 9세대 코어 시리즈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라인업별로 거의 동일한 가격이 책정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간 인텔의 가격 정책을 생각해본다면 제법 의외라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이번 10세대 코어 시리즈는 i5, i7, i9 모두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이 적용되었기에 라인업별 스레드 수가 제법 많아졌는데, 코어 수나 스레드 수가 증가한 것치고는 가격이 이전 세대와 동등 혹은 조금 더 저렴한 수준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물론 이러한 가격 책정은 현재 메인스트림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가고 있는 AMD와의 경쟁 구도에서 빚어진 것일 테지만, 개인 사용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성능의 프로세서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니 환영할 만한 소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 이제 14 nm 제조공정에 대한 이야기와 CPU 특징을 간략히 비교해보았습니다. 프로세서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 혹은 알아두면 좋은 내용을 열거했지만, 실사용이 궁금한 분에게는 다소 길고 지루한 설명이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 과연 코어 수와 스레드 수가 늘어난 10세대 코어 시리즈는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그리고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어느 정도의 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이어지는 벤치마크와 게임 테스트로 10세대 코어 시리즈의 성능을 확인해보죠.
새롭게 출시한 인텔 10세대 코어 시리즈를 테스트하기 위한 벤치마크 시스템 구성표입니다. 이전 세대인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동일 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는 i5, i7, i9 제품을 하나씩 대조군으로 선정했으며,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는 8세대 코어 프로세서 2종도 대조군으로 포함했습니다. 경쟁사의 프로세서는 최근 출시한 라이젠 3 3300X를 포함, X 제품군으로 각 라인업을 채워 넣었습니다. AMD의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인 라이젠 7 2700X, 라이젠 5 2600X까지 포함하여 총 14종 프로세서가 대조군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게임 성능 측정을 위해서 그래픽 카드는 지포스 RTX 2080 Ti로 통일해 FULL HD 게임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CPU에 따른 성능 변별력을 확인하기 위해서 최상위 그래픽 카드를 사용했으며, 해상도 역시 대다수의 PC 유저가 활발하게 사용하는 1920 x 1080을 기준으로 했음을 참고 바랍니다. 이외에 메모리를 포함한 PC 컴포넌트는 모두 동일한 사양으로 맞추어 진행했습니다. 특히 메모리 설정에 대해서는 DDR4-3,200 CL14로 동일하게 맞추었는데요. 일반적으로 K SKU를 구매하는 사용자라면 메모리 오버클록이 가능한 Z490 마더보드를 구매할 것이라는 점을 상정하여 동일한 메모리 클록으로 설정했다는 점 참고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운영체제는 최근 MSDN 버전까지 배포되면서 정식 업데이트를 코앞에 두고 있는 Windows 10 Pro 20H1 버전으로 진행했으며, UEFI 설치 및 전원 설정은 고성능 옵션(AMD는 AMD 고성능)으로 설정했습니다. 그 외 드라이버 버전 등은 위 구성표를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퀘이사존 후원사 특별 협찬
모니터: 인터픽셀 IPQ2731
메모리: G.SKILL TRIDENT Z NEO DDR4-3,200 CL14 8GB x2 서린씨앤아이
그래픽카드: EVGA 지포스 RTX 2080 Ti FTW3 ULTRA GAMING 11GB
SSD: Apacer PANTHER AS340 960GB 서린씨앤아이
파워서플라이: Antec HCG Extreme 1000W 80PLUS GOLD 뉴런글로벌
CPU 성능 측정: 벤치마크 테스트
벤치마크 툴 & 인코딩 & 렌더링 소프트웨어 11종 비교
먼저 살펴볼 것은 역시 벤치마크 성능입니다. CPU의 대략적인 성능을 파악하기에 용이한 벤치마크 툴은 크게 싱글 스레드(싱글 코어) 성능과 멀티 스레드(멀티 코어) 성능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한데요. 10세대 코어 시리즈 중 최상위 프로세서로 출시한 코어 i9-10900K는 10 코어 20 스레드를 탑재한 CPU답게 이전 세대 코어 시리즈의 상위 모델인 i9-9900K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부스트 클록이 Thermal Velocity Boost 기준 5.3 GHz에 달하는 만큼, 세부 테스트 결과에서는 높은 싱글 스레드 성능이 눈길을 끌었습니다(위 종합 그래프는 멀티 스레드 기준입니다). 물론 경쟁사의 12 코어 24 스레드 제품, 라이젠 9 3900X와 멀티 스레드 성능을 비교한다면 여전히 한걸음 물러나 최고의 작업 성능을 보여준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성능을 종합해봤을 때 성능 차가 라이젠 9 3900X와 크게 벌어지지 않는 이유에는 Adobe 소프트웨어의 영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이번 테스트에서는 PugetBench 툴을 이용한 포토샵 테스트와 퀘이사존에서 실제로 유튜브 업로드용으로 제작한 영상 소스를 이용해 프리미어 프로 테스트를 병행했습니다. 실사용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는 두 소프트웨어에서는 코어 i9-10900K가 매우 인상적인 성능을 보여주었는데, 포토샵에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달성했고 프리미어 프로 역시 라이젠 9 3900X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벤치마크 툴에 의한 성능과 실사용 성능이 어느 정도 괴리감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싱글 스레드의 영향력이 큰 소프트웨어나 순간적으로 높은 부하가 걸리는 툴에서는 i9-10900K가 충분히 강력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겠네요.
코어 i7-10700K와 i5-10600K는 각각 i9-9900K 및 i7-8700K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는 제품들입니다. 각 CPU는 대응 제품보다 조금 더 높은 부스트 클록이 적용되기 때문에 실제 테스트 결과 역시 소폭 높은 양상을 띠었습니다. 경쟁사와 비교한다면 코어 i7-10700K는 라이젠 7 3700X와 비슷한 성능을, 코어 i5-10600K는 라이젠 5 3600X와 비슷한 성능을 보여 경쟁 구도를 잘 형성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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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성능 측정: FULL HD 게임 비교
1920 x 1080, FHD | 최대 옵션 | 11종 게임 | EVGA RTX 2080 Ti FTW3
벤치마크 성능 이후 살펴볼 것은 많은 분이 궁금해하실 게임 성능입니다. CPU에 따른 성능 편차를 확인하기 위해 RTX 2080 Ti로 성능 측정을 진행했는데요. 위 게임 종합 성능 그래프를 본다면, i7-9700K를 기준으로 했을 때 10세대 코어 시리즈의 게임 성능 향상이 인상적으로 증가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최신 게임이라고 해도 여전히 대다수의 게임은 8 코어 이상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사례를 찾기 어렵고, 대다수의 게임은 저사양 시스템에서도 원활하게 동작할 수 있도록 4~6 코어에 최적화되기 때문으로 추측해봅니다. 다만, 멀티 코어를 활발하게 활용하는 일부 게임에서는 그래도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섀도 오브 더 툼레이더나 문명 VI, 보더랜드 3, 레인보우 식스 시즈와 같은 게임은 코어 수에 따른 성능 차가 제법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게임은 코어 수만큼이나 클록에도 영향을 많이 받기에, 이전 세대보다 부스트 클록이 향상된 10세대 코어 시리즈는 전반적으로 조금 더 개선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i9-10900K의 성능도 인상적이었지만, i5 라인업에 해당하는 i5-10600K의 성능도 인상적이었는데요. 비록 i7-9700K나 i9-9900K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성능이지만, i5 라인업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제법 괜찮은 수준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RTX 2080 Ti를 이용한 게임 성능만 놓고 본다면 경쟁사의 최상위 제품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기 때문입니다. 8 코어 이상을 온전히 지원하는 게임이 아닌 대다수의 게임에서는 i5-10600K라도 충분히 강력한 성능을 기대해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전반적인 성능 격차를 고려했을 때 9세대 코어 시리즈를 이미 사용 중인 유저는 10세대 코어 시리즈의 메리트를 크게 느끼기는 어려울 수 있겠네요.
※ 게임 그래프의 0.1% 최소 FPS과 1% 최소 FPS이란?
일반적인 FPS 측정 툴은 1초라는 시간 간격을 두고 FPS 수치를 기록합니다. 이는 우리가 흔히 FPS 레이트로 보는 수치가 FPS, 즉 초당 프레임 수(Frame per Second)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FPS 수치로 프레임을 기록할 경우 FPS 수치가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끊김 현상, 스터터링(Stuttering)을 제대로 체크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임에서 FPS 수치는 60 FPS 이상을 가리키고 있지만, 체감상으로는 훨씬 낮게 느껴지는 현상이 여기에서 기인합니다. 이런 순간적인 FPS 드롭을 감지해내기 위해서는 PresentMon 계열 툴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NVIDIA에서 새롭게 제공하는 FrameView나 AMD에서 제공하는 OCAT 역시 PresentMon 계열 FPS 측정 도구입니다. PresentMon과 같이 FPS 타임을 기록할 수 있는 툴을 이용하면 벤치마크를 진행하는 동안 생성되는 모든 FPS을 기록하는 것이 가능하며, 이렇게 측정된 원시 값(RAW Data)을 활용해 조금 더 원론적인 의미의 FPS 수치를 다양하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0.1%나 1% 같은 수치는 이렇게 측정해낸 모든 FPS 수치를 백분위로 환산했을 때 하위 0.1% 및 1%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0.1% 최소 FPS은 게임을 즐기면서 체감할 수 있는 FPS 드롭 수치, 1% 최소 FPS은 일반적인 FPS 측정 툴이 잡아내는 최소 FPS 수치라고 이해한다면 그래프를 읽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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