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의미있는 자료가 될 수 있도록 안녕하세요. 퀘이사존 깜냥입니다. 음향 측정 장비를 수령한 지 일주일 정도 되었습니다. '엄청 오랫동안 가지고 있었던 것 같은데, 고작 일주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머릿속에는 측정 장비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개념들을 다시 한 번 정립하기 위해 문헌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측정치가 있는 사이트의 자료를 참고해며 수치를 비교하기 바빴습니다. 처음 2~3일 정도는 측정 장비 안에 들어있는 마이크 특성을 파악하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아무래도 표준 장비가 아니다 보니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해외 사이트 중에 RAW 그래프를 기준으로 저희와 같은 장비를 G.R.A.S Model 43AG 측정 장비와 비교한 곳을 찾았으며, 이곳 덕분에 대략적인 특성을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애플 인이어, 돌피니어, HIFIMAN RE0, K612 PRO, HD600, HD6xx 등 여러 장비의 측정치를 비교해가며 또 다른 특성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제조사 엔지니어와 마이크 특성 및 보상 커브를 주제로 지속적인 소통을 했고, 이 과정을 통해 측정과 장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모의 귀에 헤드폰을 정상적으로 밀착했다고 가정했을 때 3k 대역 이전까지는 큰 문제 없이 측정값을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4.5k를 중심으로 *피크가 발생하는 특성을 확인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RAW 값을 통해 파악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조사에서 제공한 보상 커브(이어폰 : *DF 타깃, 헤드폰 : *하만 타깃)의 상세 값을 조정하여 표준 장비와의 오차를 최대한 줄이고자 하는 시도를 했습니다. EQ 조절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완벽하게 보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시도 끝에 1/3 스무딩을 활용할 경우 꽤 유사한 측정치가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1/12 스무딩을 활용하고자 했던 제 계획은 틀어져 버렸지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피크와 딥 피크는 근처의 주파수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볼륨이 높은 부분을 뜻합니다. 딥은 그 반대를 뜻하고요. 그래프에서 급격하게 솟거나 푹 꺼지는 곳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고음에 피크와 딥이 많을수록 거칠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 RAW 값(측정치, 그래프) 이어폰, 헤드폰을 측정하여 보정을 거치지 않은 값(측정치, 그래프) / 보정을 거치는 이유는 사람의 귀로 소리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형태가 변형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느끼는 소리가 비슷해지도록 보정을 해야 그래프를 해석하기가 쉬워집니다. * 확산 음장 (Diffuse Field Target, DF) DF 타깃 커브라고 불리는 이 방식은 이어폰 측정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정입니다. 잔향실에서 플랫한 스피커의 소리를 고막에서 측정한 값인데요. 무향실에서 측정하는 자유 음장(FF) 타깃과 반대점에 있는 방법이죠. 실제로 무향실에서 음악을 듣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DF 타깃이 실사용 환경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DF 타깃은 하나로 정해진 표준이 없기 때문에 측정하는 곳마다 결괏값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이트의 측정치를 서로 비교하기보다는 한 곳에 누적된 자료를 판단 근거로 소리를 예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올리브-웰티 타깃 (Olive-Welti Target, AES8994) / 하만 타깃 (Harman Target, AES9382) 올리브 박사와 웰티 박사가 공동으로 실험해서 나온 결과입니다. 올리브-웰티 타깃은 잔향실이 아닌 실제 리스닝 룸에서 도출한 결과로 나온 결과라서 DF 타깃보다 실사용에 조금 더 근접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더욱 의미가 있는 것은 더블 블라인드 테스트로 다른 타깃보다 우위성을 입증받았다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최근에는 올리브-웰티 타깃을 기준으로 보정하는 음향 전문 사이트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