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3-16) 더블 모드와 쿼드 모드의 펄스 분할
(그림 3-17) 더블러의 펄스 수신과 분할 송신 방식
(그림 3-18) 쿼드러플러의 펄스 수신과 분할 송신 방식
위의 그림들(그림 3-16 ~ 18)을 확인해보면, 단 두 개의 PWM Controller만 제어할 수 있는 지극히 낮은 단가의 VRM을 사용해서 4페이즈와 8페이즈의 전원부를 구성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점을 거론하기 전에 이 더블러의 가장 큰 단점을 살펴보자면, 펄스 신호의 분할로 펄스 폭의 질적 수준이 현저히 감소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개별 펄스의 힘이 감소한다는 뜻으로, High side MOSFET을 동작시키는 게이트 드라이버의 제어에도 상당한 제약이 뒤따르게 됩니다. 이런 단순한 펄스 분할은, 펄스 자체의 노이즈를 증가시키고 펄스 폭을 일정하게 유지하지 못하게 되어 LLC의 실패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또한 위의 그림에서처럼 Setup Time(하나의 스위칭 동작 이후 다시 동작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증가하여 오버클러킹 등으로 프로세서의 연산 속도가 극한의 상황에 치달았을 때 페이즈가 균질한 전압 공급을 계획하는 데 차질이 생길 우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이런 모든 단점들을 감수하더라도 '제조 원가'의 절감과 전원부의 '효율 극대화'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에 이런 기술이 빠르게 자리매김하여 더 다향한 라인업에 도입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현재 소비자 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멀티코어나 매니코어 프로세서들은 하드웨어 멀티 스레드를 보유하고 있고, 다음 세대의 제품에서는 지금보다 업그레이드된 더 많은 코어, 더 많은 스레드와 더 높은 베이스 프리퀀시로 무장한 프로세서가 출시될 것임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옥터플러(Octupler) 이상의 펄스 분할 페이즈 유지 방식의 등장 또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더블러나 쿼드러플러를 활용한 페이즈 구성 방식을 확인했으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전력 계통 소자들의 On/Off 시뮬레이션을 해볼 차례입니다.
(그림 3-19) MOSFET의 On/Off 동작
게이트 드라이버에서 보내는 펄스 신호를 통해 이 MOSFET을 On/Off한다고 위에서 설명했는데, 실제 이것이 어떻게 켜지고 꺼지는지 확인할 차례입니다.
(그림 3-19)을 살펴보겠습니다. PWM Controller가 생성한 펄스 신호를 게이트 드라이버가 수신하면, 게이트 드라이버는 그 신호를 'High'와 'Low'로 분할하게 됩니다. 이렇게 분할된 신호 중 'High' 부분(실제로는 일정 수준의 전압 신호)을 N-Channel MOSFET의 게이트 라인에 전송하면 MOSFET 내부의 드레인 라인에서 소스 라인까지의 전류가 통과할 수 있는 '채널'이 생성(일종의 다리 역할)되고, 입력 커패시터로부터 MOSFET의 드레인 라인에 머물러 있던 12V의 전류가 그 채널을 통해 소스 라인으로 출력되는 것입니다.
그림 중 삼각형 위에 Bar(-)가 하나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삼각형 쪽을 Anode(커패시터에 대한 설명 확인)라고 하고 바 쪽을 Cathode라고 합니다. Cathode에서 Anode쪽으로는 전류가 흐르지 못하지만(드레인에서 소스 방향), 반대 방향(소스에서 드레인 방향)에서는 상당히 작은 힘으로도 열릴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게이트 라인을 이용하여 Anode에서 Cathode 방향을 막고 있던 문을 열어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내부에서 외부로는 쉽게 열리지만 문틀과 같은 구조로 가로막혀 있어서 외부에서 내부로는 열리지 않는 문을 떠올려보세요.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보행자를 위한 횡단보도의 적색과 녹색 신호를 예로 들겠습니다.
어떤 소도시의 한적한 도로에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보행자는 차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등에 있는 '횡단 버튼'을 눌러야만 이 횡단보도의 신호를 적색에서 녹색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보행자가 버튼을 누르면 잠시 뒤 '녹색등'이 켜지고 건너가도 좋다는 안내 멘트가 나옵니다. 그리고 일정 기간 동안(보행자가 횡단할 수 있는 시간만큼) 녹색등이 지속됩니다. 이것을 MOSFET의 On 상태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이 'High' 신호가 보행자를 위한 신호라면, 'Low' 신호는 차량 신호로 바꿔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Low' 펄스 신호를 게이트 라인에 수신한 MOSFET은 'High' 신호(보행자 신호)의 지속 시간 이후 곧바로 게이트로 보내는 전압 신호를 0으로 전환합니다. 그러면 내부에 연결되어 있던 채널이 닫히게 되고 드레인 라인에서 소스 라인으로 출력되고 있던 전류를 차단하여 Off 상태로 만들게 됩니다.
보행자 신호는 빨강색으로 차량 신호는 녹색으로 변경되고 다시 '횡단 버튼'을 누르기 전까지는 이 상태가 유지됩니다.
이걸 위에서 설명한 펄스의 Setup Time과 Hold Time으로 보자면, 보행자가 횡단 버튼을 누른 뒤 녹색등이 켜지는 데까지 걸리는 대기 시간을 Setup Time으로 생각할 수 있고 보행자를 위해 일정 기간동안 녹색등이 지속되는 시간을 Hold Time 즉, 듀티 사이클로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보행자 신호가 적색으로 바뀌고 차들을 위한 신호가 녹색으로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 또한 Setup Time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MOSFET을 켜고 끄는 상세 시퀀스를 확인했으니, 이제 High side MOSFET과 Low side MOSFET이 차례로 동작하며 Low-pass Filter와 함께 프로세서로 전원을 공급하는 모습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3-20) 시퀀스 제어 회로와 전력 공급 회로
(그림 3-20)을 보면, VRM에서 PWM Controller와 게이트 드라이버까지의 소자들은 결국 High side와 Low side MOSFET들(전력 공급 소자)을 원활하게 통제하고자 만든 '제어 회로'가 됩니다. 그리고 인덕터와 커패시터는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전력 공급 회로에서 프로세서에 되도록 반듯한 DC를 공급하기 위한 Low-pass Filter입니다.
스위치 노드는 PWM Controller에서 받은 펄스 신호를 연결된 두 개의 MOSFET에 동일하게 분배하여 입력하는 장치입니다.
(그림 3-21) 펄스 신호에 따른 MOSFET들의 On/Off 반복 동작
(그림 3-22) High side MOSFET 'On'
(그림 3-22)의 청색 라인이 바로 High side MOSFET이 'On' 상태가 되었을 때 전류의 이동 경로입니다. N-Channel MOSFET이 켜졌을 때의 동작은 이미 설명했으니 다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입력 커패시터에서 드레인 라인을 거쳐 소스 라인으로 출력된 12V DC 전류는 Low-pass Filter의 인덕터를 만나 AC 성분인 '리플 전류'를 반납합니다. 이로도 거르지 못한 리플 전류(인덕터의 고주파 필터의 사이즈보다 작아서 그 틈새로 흘러 들어온 리플 전류)는 다시 커패시터를 만나 접지로 방출됩니다.
- 인덕터는 직류(파형이 없는 전류)는 그대로 통과시키고 교류(파형이 있는 전류)는 막거나 튕겨나가게 해서 프로세서에 양질의 전원을 투입할 수 있게 만듭니다. Low-pass Filter의 첨병이기도 합니다.
(그림 3-23) Low side MOSFET 'On'
Low side MOSFET은 드레인 라인에 입력되고 있는 전원이 없습니다. 하지만 켜졌을 때 아주 중요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바로 High side MOSFET이 'On' 상태였을 때 인덕터를 통과하지 못한 '리플 전류'나 기생 인덕턴스와 같은 선로에 잔류하는 노이즈들을 접지로 돌려보내는 임무입니다. 이는 High side MOSFET이 다시 'On' 상태로 전환되었을 때 보다 깨끗한 전원 전압을 프로세서에 공급할 수 있게 만듭니다.
※ Gate Driver의 Logic Gate
실제 게이트 드라이버의 내부입니다. 여러 논리 회로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되도록 간단하게 설명하고자 Buffer와 Not 게이트만을 가지고 그림을 구성했습니다.
Bootstrap 회로는 High side MOSFET의 게이트 라인에 원래의 'High' 신호보다 더 강한 펄스를 전달해서 RDS(ON)을 보다 낮게 만드는 회로입니다.
(그림 3-21 ~ 23)에서 보이는 게이트 드라이버의 논리 구현은 아주 간단합니다. Buffer 게이트는 A에 'High' 신호를 입력하면 Y에서도 'High'를 출력합니다. 입력이 'Low' 신호라면 출력 또한 'Low'가 되겠죠. 반면에 Not 게이트는 입력 신호와 정반대(Reverse)의 출력을 가집니다. A에 'High'를 입력하면 Y에서 'Low'를 출력합니다. A에 'Low' 신호를 입력한다면 Y에서는 'High' 신호를 출력하게 됩니다.
※ Load-line Calibration은 Low/High side MOSFET들을 활용하여 사용자가 설정한 일종의 '지지선'을 사수하는 방식으로 동작합니다. 이 지지선의 사수라는 것은, 결국 펄스의 Setup & Hold Time Violation을 인위적으로 발생시키는 것도 포함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Load-line Calibration 레벨을 최대로 설정했을 때, 각 소자들이 지닌 고유의 저항 성분으로 인해 사용자가 설정한 전압(1.5V로 가정)보다 낮은 전압이 프로세서로 투입된다면, VRM은 그 전압 강하 수치를 센서를 통해 수집하여 알맞은 전압을 계산한 후 PWM Controller에 전달하여 Hold Time 즉, 듀티 사이클의 비율을 약간 증가시키도록 합니다. 결과적으로 프로세서에는 사용자가 원하는 1.5V의 전압이 투입될 수 있습니다. 만약 사용자가 설정한 전압보다 더 높은 1.8V의 전압이 프로세서로 투입되고 있다면 VRM은 PWM Controller를 통해 Low side MOSFET을 High side MOSFET과 '동시에' 작동시켜서 일정량의 전류를 Low side MOSFET의 소스 라인에 연결된 접지로 배출시켜 프로세서에 사용자가 설정한 1.5V의 전압이 투입될 수 있도록 제어합니다.
결국 Load-line Calibration의 레벨 조정 또한 게이트 드라이버의 스위칭 동작을 배가시키는 한 원인이 됩니다. 물론 발열 또한 뒤따르게 됩니다.
각 제조사의 제품 등급 분리 정책(페이즈 개수 제한, 시장 거래 가격 및 사우스브릿지 칩셋의 기능 등)에 따라 Load-line Calibration 기능이 의도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제품이 존재합니다. LLC가 제외된 제품의 경우, 사용자가 설정한 배수에 알맞는 전압을 일정 수준으로 항상 유지해야 하는 Fixed mode 오버클러킹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Offset mode 오버클러킹을 활용하는 것도 일종의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프로세서에 전원 전압이 투입되는 모든 절차를 확인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인해야 할 한 가지가 남아 있는데, 바로 페이즈의 소자들이 동작 중 발산하는 '열'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는 앞서 설명했다시피 프로세서의 오버클러킹으로 인한 프리퀀시의 상승, 전원부의 페이즈 부족으로 인한 스위칭 속도 상승, 사용자의 설정으로 인한 LLC의 개입, 그리고 입력 커패시터를 통해 투입되는 12V의 DC 소스에 잔존하는 리플 전류가 가지고 있는 AC 파형 등이 페이즈의 과열을 유발하게 됩니다.
이 열은 페이즈 공급 라인에 연결된 소자들을 하나의 커다란 저항으로 만들어(물론 기본적으로 소자들이 보유한 고유의 저항 성분은 존재함) 전압 강하 현상을 심화시키는데, 온도의 상승에 따른 저항의 상승은 일반적으로 선형 증가가 아닌 기하급수적 증가(지수의 증가가 아닌 로그의 증가라는 의미)를 보여줍니다.
(그림 3-24) 발열로 인한 저항의 기하급수적 증가
(그림 3-24)의 Trip Point는 페이즈의 소자들이 과열로 인해 TJ MAX(Maximum Junction Temperature)에 근접하는 지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때 페이즈를 구성하는 소자들의 저항이 열에 의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모습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림 3-24)에서는 PWM Controller가 1.5V의 듀티 사이클을 갖는 펄스를 생성하여 페이즈를 구성하는 각 소자들의 고유한 저항의 합인 0.15V의 전압 강하를 제외한 1.35V의 전압을 프로세서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프로세서는 정상적인 동작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반면 특정 온도에 진입할 경우, 평소보다 무려 4.5배를 상회하는 저항이 발생하게 되어 전압 강하 또한 0.35V로 증가하고, 이로 인해 1.15V의 전압만이 프로세서에 투입되어 코어가 연산에 필요한 트랜지스터의 정상적인 동작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 명확한 온도를 그래프에서 의도적으로 제외하긴 했습니다만, 페이즈를 구성하는 소자들의 대부분은 섭씨 100도 내외에서 정상적인 동작을 수행합니다. 각 소자들은 상이한 TJ MAX를 보유하고 있을 수 있지만, TJ MAX에 근접할수록 고유의 저항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을 명심하세요.
이제 마지막입니다.
다 잊으셔도 좋지만 오버클러킹에 꼭 필요한 요소는 기억하세요.
① 메인보드의 페이즈가 보유한 Buck Converter(Dr.MOS나 Power Stage)의 정격 전류보다 크거나 같은 PSU의 12V 정격 출력이 필요하고, 리플 전류가 적은 제품일수록 전원부의 발열 또한 낮게 유지할 수 있다. 통합 IC가 아닌 경우, Low side MOSFET의 정격 전류를 확인하면 된다.
② 메인보드의 기본은 장착된 부품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것의 품질은 전송 선로의 일정한 임피던스가 좌우한다.
③ 프로세서나 메모리의 오버클러킹에는 그에 걸맞는 페이즈(그것이 더블러나 쿼드러플러라 할지라도)가 필수불가결하다. 코어당 2개의 멀티 스레드를 보유한 프로세서로 오버클러킹에 도전할 경우, 총 코어 개수의 최소 1.333배에 해당하는 코어 전용 페이즈를 보유한 메인보드를 선택해야 원활하고 안전하게 원하는 프리퀀시와 전압을 공급받을 수 있다.
노스브릿지(메모리 컨트롤러)의 오버클러킹에도 2개 이상의 전용 페이즈를 보유한 메인보드가 필요하다.
④ 열은 시스템의 '주적主敵'이다. 가용 수단을 망라하여 TDP를 해소하자.
⑤ 밤 새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