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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형의 가치
기업은 이윤 추구를 최고 목표로 한다. 중등 교과서에 실려있는 내용입니다. 보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교과서이기에 의심할 필요가 있겠느냐마는, 조금만 더 생각해 볼 여지는 있습니다. 단순히 돈 버는 일이 최고 목표라면 소속 직원들은 월급을 받기 위해 출근한다고 봐야 합니다. '그게 뭐가 이상해?' 쿨하다 못해 싸늘한 느낌마저 드는 요즘 사회 분위기상 이상함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업으로 삼는 일이 단순히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면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울 겁니다. 업무를 통해 성장하려면 몰입이 필요한데, 돈이 중심인 기업에선 개개인의 성장을 꿈꿀 수 없습니다. 결국 몰입하지 못하면서 지속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겁니다. 즉, 이윤 추구는 목적 달성에 의한 결과물이지, 목적 자체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떠한 존재 목적을 가져야 하는 걸까요?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 피터 퍼디낸드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를 '고객 가치 창출'이라고 말했습니다. 고객 가치는 업종마다 산출 방식이 다른데,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했을 때 소비자가 느끼는 지급 비용 대비 혜택을 의미한다고 여겨도 좋습니다. 똑같은 50만 원짜리 제품이라고 할지라도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저렴하게 느끼기도, 혹은 매우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는 걸 떠올리시면 이해가 조금 더 쉬우려나요. 효용을 높이기 위해서 기업은 시장과 소비자 성향을 면밀하게 파악하여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들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철학을 인정받으며 브랜드 가치를 쌓아 올렸을 때 비로소 고객 가치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복잡성이 증대하는 현대 사회에서 기업은 삶의 모습을 바꿀 힘을 지녔지만, 역으로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기업을 단순한 이익 추구 집단이라고 정의하는 건 한번쯤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명제입니다.
고급형 제품은 기업이 가진 역량을 완전히 드러낸다는 데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가늠하게 만드는 척도 역할을 담당하죠. 즉, 증명을 위한 제품이기에 원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고, 여지없이 대다수 고객은 비싸다고 느낍니다. 널리 보급되기엔 어려운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기업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급이 목적인 제품을 내놓습니다. 주로, 최상위 제품에서 꼭 필요하다고 여기는 기능을 남겨놓는 방법을 활용하는데요. 이 지점에서 기업 간 극명한 차이가 발생합니다. 상대적으로 더 올바른 시장에 관한 판단과 철학이 녹아있어야만 수많은 대안을 제치고 선택받게 됩니다. IT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이러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로지텍을 PC 주변기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은 G1, 가성비 하면 샤오미가 떠오르도록 만든 홍미노트, 그리고 미신이 난무하는 음향기기 시장에서 젠하이저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게끔 한 MX400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보급형을 너무 잘 만들면 고급형 제품이 외면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급형으로 마음을 연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고급형 제품으로 눈길을 옮깁니다. 물량이 풀리는 족족 매진 행진을 이어가는 로지텍 G Pro X Superlight, 출시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가격이 역으로 상승해버린 HD6xx 레퍼런스 라인업이 이를 증명합니다. 고급화 전략으로 유명한 애플마저도 이전 하우징을 재활용한 SE 버전 아이폰을 출시할 정도이니, 보급형이 지니는 가치는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짧게 언급한 예시에서 알 수 있듯이 보급형 제품은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아주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죠. 위력을 몸소 체감한 기업들은 지금도 보급형에 힘 쏟고 있으며, 여전히 강자로 군림합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제품이 흥미로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상자 외관은 다르지 않습니다. EPOS | Sennheiser를 상징하는 흰색과 하늘색 포인트로 꾸몄습니다. 타 제조사는 보급형 제품 상자를 얇게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 GSP 300 시리즈는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내부 포장재에선 차이가 있습니다. GSP 500 이상 급 제품은 액세서리 상자를 따로 마련했으며, 헤드셋을 완충재로 감싼 형태입니다. 반면에 GSP 300 시리즈는 플라스틱을 활용했으며, 뚜껑이 꽉 맞물리도록 설계한 덕분에 헤드셋이 흔들리거나 구성품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현상은 없을 겁니다.
▲ 사진을 누르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구성품은 따로 상자를 마련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단출합니다. 관련 문서와 3극을 4극으로 변환하는 Y 어댑터 케이블이 전부입니다. 이를 통해 기본 케이블은 3극으로 되어 있으며, 분리할 수 없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4극을 기본으로 하고 3극 어댑터를 제공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PC용 헤드셋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선택입니다.
상자를 열고 GSP 302를 마주하는 순간 떠오른 제품 두 개가 있습니다. EPOS | Sennheiser 유선 플래그십 헤드셋인 GSP 600과 얼마 전 출시한 EPOS H3인데요. 두 제품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듯한 느낌입니다. 출시 순서로 정렬해서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EPOS H3를 GSP 300 시리즈 기반으로 제작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겠군요. 물론, 가장 비슷한 건 GSP 370 무선 헤드셋이지만, 같은 300번 대이니 당연한 일입니다. 재질이나 마감은 고가 라인업을 따라가지 못하지만, 패밀리 룩을 이루고 있는 덕분에 저렴해 보이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비슷한 가격대 헤드셋을 모아놓으면 가장 눈에 띌 만한 외형이 아닐까요?
GSP 300 시리즈는 케이블을 탈부착할 수 없습니다. 모양상으론 충분히 가능해 보이는데 말이죠. 그동안 젠하이저가 설계한 게이밍 헤드셋은 같은 규격 케이블을 활용해왔기 때문에 호환이 됐다면 좋았을 테지만, 등급을 구분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판단한 듯합니다. 가격을 고려한다면 단점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렵겠네요. 직조 마감은 되어 있지 않으며, 케이블이 뻣뻣하고 잘 펴지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선에는 어느 정도 내성이 있을 거로 예상하는데, 조금만 더 부드러웠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케이블 길이는 2 m이며, 끝부분이 두 갈래 3극 단자로 되어 있습니다.
볼륨 조절 노브는 GSP 600 시리즈보다 가볍게 돌아가는 편입니다. 옆면을 울퉁불퉁하게 처리하여 촉감을 살렸고, 무한정 돌아가지 않도록 설계하여 헤드셋을 착용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손쉽게 음량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아주 정교한 수치로 음량을 조절할 수 있는 GSP 600 시리즈와는 다르게 세밀함이 살짝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기계로 측정했을 때 소수점 단위가 세밀하게 변동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이 부분도 단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크게 체감되는 부분이 아니기도 하고, 여전히 타사 대비 좋은 성능이기 때문입니다.
검은색과 진회색을 조합하여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GSP 302와는 다르게 GSP 300은 검은색, 회색, 파란색을 활용했습니다. 회색은 살짝 푸른빛을 띠고 있어서 파란색 포인트와 잘 어우러집니다. GSP 302보다 가벼워 보이는 느낌이 있지만, 여름에는 조금 더 시원해 보일만 한 색상 조합입니다.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보다는 톡톡 튀는 느낌으로 포인트를 주고 싶다면 GSP 300을 선택하면 됩니다. 저는 유독 이어 패드 안쪽까지 파란색으로 마감한 세심함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 자료 출처: 필스전자 공식 홈페이지
위 사진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헤드 밴드가 유연합니다. 일부러 비트는 일은 없을 테지만, 바닥에 떨어뜨린다던가 예상치 못한 충격을 가했을 때 파손되지 않고 견뎌낼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합니다.
길이 조절 슬라이드는 각각 4 cm씩 늘어납니다. 총 8 cm까지 늘어나는 셈인데요. GSP 500이나 600처럼 10 cm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면 꽤 큰 폭으로 늘어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머리가 큰 분에게도 적합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한 가지 걸리는 부분은 이어 컵 크기입니다. 이어 컵 크기가 작다는 건 이어 패드 크기가 작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는데요. 귀가 큰 분이라면 안으로 쏙 들어가는 형태가 아니라 살짝 눌린 상태로 착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귀가 쏙 들어가서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았는데요. 만약 살짝 걸치게 된다면, 길이 조절 슬라이드를 조금 더 늘려서 귓불이 이어 패드 안쪽으로 들어가도록 착용하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제조사가 의도한 소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이어 패드 내부 직경은 가장 넓은 부분을 기준으로 세로 약 7 cm, 가로 약 3.5 cm입니다.
헤드 밴드 쿠션은 천으로, 이어 패드는 인조 가죽으로 마감했습니다. 표면 자체는 인조 가죽이 더 부드러워서 피부에 닿았을 때 자극이 덜 합니다. 착용감만 따진다면 적절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게이머는 헤드셋을 오래 착용하는 습성이 있어서 반대로 마감하는 걸 선호합니다. 이러한 경향을 고려하여 이어 패드를 천으로, 헤드 밴드를 인조 가죽으로 마감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물론, 음향기기 전문 제조사들은 이어 패드를 천으로 마감하는 걸 선호하지 않습니다. 천 재질 이어 패드는 저음역이 더 잘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두 선택 모두 일장일단이 있어서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겁니다.
무게는 오히려 상급 제품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합니다. 266 g에 불과하며 헤드 밴드가 머리에 닿는 면적이 작아서 압박감이 덜합니다. 오랜 시간 착용하더라도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아서, 게임을 즐기는 분이라면 GSP 300 시리즈가 매력적으로 느껴질 겁니다.
GSP 500과 600 시리즈는 이어 컵 뒤편에 힌지가 존재합니다. 저는 이 힌지가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는데요. 얼굴 형태에 따라 이어 컵 각도를 정교하게 바꿔낼 뿐만 아니라, 헤드 밴드가 가진 장력과 결합하여 밀폐 성능을 끌어 올리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입니다. GSP 300 시리즈는 EPOS H3와 마찬가지로 별도 장치는 없습니다만, 모든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설계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헤드 밴드 장력이 약하고 이어 컵이 작아서 완벽하게 밀착된다는 느낌은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GSP 500/600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이야기이며, 머리와 귀가 작은 분이라면 상위 제품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확률이 높습니다. 오히려 약해진 장력 덕분에 착용감 자체는 더 편안할 수 있습니다.
측정 도구, 샘플, 주변 환경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참고 용도로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헤드폰 측정은 음향기기가 모의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하거나 뜨는 상황이 발생하면, 밴드를 통해 인위적으로 밀착한 후 측정을 진행합니다. 여러 차례 측정하여 가장 평균적인 값을 사용하며, 직접 기기를 청감하여 그래프와 비교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헤드폰이 귀를 완벽하게 밀폐하지 못할 경우 위 그래프와 다른 성향 소리를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소리에는 정답이 없지만, 모든 정보를 선명하게 듣고 싶은 분들은 전체 대역이 플랫flat한 특성을 보일수록 좋습니다. 퀘이사존은 리스닝 룸에서 결과를 도출한 올리브-웰티 타깃을 따르는데, 평평한 특성을 보이더라도 저음역이 다소 많다고 느끼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그래프는 1/3 스무딩을 적용한 상태입니다. 헤드셋 특성을 가장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세밀하게 들여다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방식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글로 풀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올바르게 착용했을 때 결과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올바른 착용이란 들뜨는 부분 없이 완벽하게 밀착된 상태를 말합니다. GSP 300 시리즈는 얼굴 형태에 따라 이어 컵 각도가 바뀌기 때문에 어지간하면 정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귀가 큰 분이라면 아랫부분이 들뜨지 않도록 길이 조절 슬라이드를 조금 더 늘리는 게 좋습니다.
이 제품은 밀폐형이긴 하지만 극저음역이 아주 살짝 빠지는 편입니다. 물론, 이 부분을 체감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100~200 Hz 부근이 살짝 올라가 있지만, 중음역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밸런스가 좋다고 여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음역은 젠하이저가 설계한 제품답게 딱히 나무랄 부분이 없습니다. 다만, 2 kHz 부근이 살짝 올라갔는데, 소리를 듣는 훈련이 잘 된 분이거나 예민한 분이라면 이질감을 느낄 확률도 존재합니다. 4 kHz 부근 딥은 인간이 가장 민감한 음역이라서 양감이 작더라도 크게 느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 평소 플랫한 음향기기를 사용한 분이라면 보컬이 뒤로 물러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답답하다고 느낄 여지도 있고요. 5~8 kHz 대역이 강조되면 치찰음이 들릴 수 있는데, GSP 300은 잘 억제한 편입니다. 10 kHz 피크는 고음역을 날카롭게 만드는데, 귀가 둔감한 음역이라서 시원시원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시겠다고요? 간단하게 균형 잡힌 소리를 내주는 제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가격대에선 흔히 찾아볼 수 없는 토널 밸런스입니다.
EPOS | Sennheiser 제품은 라인업에 따라 헤드 밴드와 이어 컵 모양이 다릅니다. 하지만 마이크만큼은 유사한 형태를 유지합니다. 특히, 캡슐이 있는 부분은 동일한 모양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이크 그릴처럼 되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런 세세한 설계가 뛰어난 성능을 이끌어내는 요인이 됐을 겁니다. GSP 300 시리즈 지향 패턴은 PC용으로 가장 적합한 방식인 단일 지향각으로 설계했습니다.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주변 소리를 완벽하게 걸러내지는 못하지만, 반대편에서 발생하는 소리는 거리가 멀어질수록 아주 작게 수음하는 걸 확인했습니다.
튜닝은 중저음역이 살짝 억제했으며, 고음역을 강조하여 다소 메마른 듯한 느낌으로 녹음됩니다. 이러한 특성은 의사전달을 명확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스튜디오 마이크처럼 보컬을 녹음하는 게 아닌, 보이스 채팅용인 만큼 좋은 튜닝이라고 생각합니다. 품질 자체로는 대부분 만족하실 듯한데요. 만약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아쉽다면 NVIDIA RTX Voice, 디스코드 Krisp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거나 노이즈 리덕션 기능이 있는 GSX 300과 같은 사운드 카드와 조합해도 좋습니다.
3.5 mm 아날로그 인터페이스를 활용하는 헤드셋은 장단점이 명확합니다. 폭넓은 호환성과 노이즈를 최대한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3.5 mm 포트만 있다면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데, 소스 기기에 어느 정도 투자한다면 헤드폰/헤드셋이 가진 성능을 100% 끌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전력 공급을 외부에서 하므로 노이즈 측면에서 훨씬 자유롭습니다. USB 인터페이스나 무선 음향 기기들이 아직 화이트 노이즈를 완벽하게 해결하진 못해서 더더욱 의미 있는 장점입니다.
반면에 아날로그 방식은 단점도 명확합니다. 사운드 칩이 내장되어 있지 않으므로 음장 효과 등 부가 기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부가 기능을 탑재한 사운드 카드가 필요합니다. 내장형 카드는 PC 케이스 안으로 집어넣어야 한다는 점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주로 외장 사운드 카드를 주로 출시합니다. EPOS | Sennheiser 역시 다양한 사운드 카드를 내놓은 상태입니다. 그중에서도 GSX 300은 깔끔한 외형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데요. 음질에서 어느 정도 타협이 있었지만, 필요한 기능은 모두 포함했기 때문에 부가 기능이 구현이 주목적인 분이라면 이 제품은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GSX 300 칼럼 보러 가기
■ 플래그십과 보급형
보급형을 구매하면서 플래그십 제품이 가진 성능을 바라는 건 욕심입니다. 가격 차이가 클뿐더러, 기업은 플래그십을 구매한 구매자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등급 구분을 명확하게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보급형으로 큰 성공을 거둔 기업들은 어떻게 매력적인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걸까요? 보급형 제품을 만들 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부분과 덜어내도 괜찮은 부분을 잘 구분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분야마다 그리고 기업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어서 딱 잘라 말할 수는 없을 겁니다. 높은 확률로 부가 기능이거나 디자인, 마감 등에서 타협점을 찾으려고 하겠죠. 이는 보급형으로 성공한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그들에겐 원칙이 존재합니다.
'궁금하게 만들기' 그들이 꼭 지켜내는 원칙입니다. 보급형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플래그십 제품에 관심이 생기도록 말입니다. 이런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성능 중 일부를 최상급 제품과 비교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도록 제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보자면 마우스는 그립감, 음향 기기는 특정 음역대 소리를 아주 좋게 만드는 거죠. 특정 요소에 매료된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그다음 단계를 찾아 나서게 될 겁니다. EPOS | Sennheiser는 이런 면에선 욕심이 많은 기업인 듯합니다. 보급형이라고 할지라도 가격이 생각보다 높은 편인데요. 포기하고 싶지 않은 요소가 많아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GSP 300 시리즈만 보더라도 보급형이라기엔 많은 부분을 알뜰살뜰 챙겼습니다.
■ GSP 시리즈가 궁금하다면, 혹은 무거워서 망설였다면
착용감이나 외형, 마감 등 GSP 500과 600이 우위에 있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음향 성능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정하고 튜닝한 듯한 GSP 600에 미치지는 못하는 성능이지만, 동 가격대 제품과 비교했을 때는 말이 달라집니다. 준수한 토널 밸런스와 훌륭한 마이크 성능을 흉내 낼 수 있을 만한 게이밍 기어 제조사는 몇이나 될까요? 오래도록 음향 산업 전반에 걸쳐 사업을 진행해온 기업답게 성능만큼은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고 싶었나 봅니다. 음향 성능에 아주 민감한 분이 아니라면, GSP 300 시리즈만으로도 엄청난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 라인업만이 가진 특징이 있습니다. 상급 제품보다 훨씬 가볍다는 점. 이 부분은 착용감과 직결되므로, 성능을 평가할 때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GSP 시리즈 헤드셋이 무거워서 망설여졌다면, 266 g에 불과한 GSP 300 시리즈를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글을 마치는 시점에서 다시 곱씹어 봐도 성능, 착용감, 가격. 삼박자가 잘 어우러진 제품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까지 QM깜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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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포스 젠하이저 GSP 300/302 게이밍 헤드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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