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비키 하우징 RKC104 / RKC107 기계식 키보드는 배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거의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배열이 달라지면서 발생할 수 있는 미묘한 잡음이나 키감 차이 등(일반적으로 하우징이 작을수록 유리함)이 있을 수 있죠.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맥스틸은 주로 비키 타입 하우징을 활용하는 등 다소 변형된 형태로 키보드를 설계했는데요. RKC 시리즈는 가장 고전적인 외형을 따르고 있습니다. 키보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키캡 디자인과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이유로 논비키 타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질리지 않고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외형이라고 생각합니다.
탈부착 USB Type-C to Type-A 케이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키보드는 케이블이 고정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아무래도 단가와 내구성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죠. '내구성? 케이블을 쉽게 교체할 수 있는 탈부착형이 더 좋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오히려 케이블이 단선되는 것보다 탈부착을 반복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포트 고장 확률이 더 높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케이블을 자주 분리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탈부착은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탈부착이라 하면 휴대성을 떠올릴 수 있는데, 무게가 1kg이 넘어가는 기계식 키보드와 휴대성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키보드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는 분들은 손쉽게 변경할 수 있다는 아주 미세한 장점이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케이블 또한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는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마니아들은 조금 더 멋진 케이블을 장착하여 키보드의 외형을 꾸미곤 합니다. 키보드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시판을 구경해보셨다면 어떤 이야기인지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키캡 재질과 각인 키보드 키캡은 일반적으로 ABS 재질을 활용합니다. 브랜드 지명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더욱 ABS 재질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우수한 내마모성 특성을 지닌 PBT 재질을 활용한 번들 키캡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ABS 재질 키캡은 사용 시간이 짧더라도 금방 번들번들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달갑지 않은 부분입니다. 오래도록 사용해도 처음의 형태를 유지하는 PBT 재질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RKC 시리즈는 이런 부분에 착안하여 번들 키캡을 PBT 재질로 제작했습니다.
문제는 각인입니다.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가 시장을 지배하던 시절에는 레이저 인쇄가 그다지 단점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각인이 지워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죠. 하지만 최근 들어 각인이 흐려진다는 것은 치명적인 단점으로 분류됩니다. 자주 사용한 키캡을 위주로 각인이 지워지기 시작하면 깔끔함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키보드가 헌 제품이 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죠. 이것을 해결한 것이 이중 사출이나 염료승화 방식인데, 가격이 높아서 번들 키캡으로 제공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요. 하지만 키캡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었고, 더 나아가 기본 키캡마저도 이중 사출이나 염료승화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RKC 시리즈는 아쉽게도 레이저 인쇄로 각인을 새겨 넣었기 때문에 사용 시간이 길어질수록 흐릿해진 각인과 마주할 확률이 높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한글 각인은 측면에 새겨져있어서 지워질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미끄럼 방지 패드 및 각도 조절 이 부분을 통해 RKC 키보드를 얼마나 신경 써서 만들고자 했는지 느낄 수 있었는데요. 각도는 총 세 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각 단계를 결정하는 구조물마다 미끄럼 방지 패드를 부착해놓았습니다. 어떤 각도에서든 묵직한 무게와 함께 안정적으로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