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에 앞서, 이 글은 그 간 제가 키보드에 대해 알아보고, 구매해오면서 생각한 팁을 적은 글이며, 제 의견과 다른 의견을 가진 분은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고 저는 그 의견을 부정할 생각이 없음을 밝힙니다.
저는 원래 기계식 키보드라는 물건은 굉장히 마니악 한 물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990년대 당시로써는 최신식의 키보드였던 멤브레인 키보드가 보급된 이후로 멤브레인 키보드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그
결과 일반적인 가정과 시설에는 대체로 1~2만 원 내외의 가격으로 멤브레인 키보드가 많이 보급됐으며, 툭하면 번들로 딸려오는 게
그 멤브레인 키보드인지라 보편적으로 키보드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해도 기계식 키보드라는 영역까지 찾아볼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기계식
키보드는 '키감'과 '감성'이라는 지극히 개인적 취미에 의한 부분에서만 유별한 차이가 있지 들어가는 가격에 비하면 품질 차이는
그렇게 크지도 않았으니까요. 실제로 저 또한 기계식 키보드를 찾아보기 전에는 어릴 때 구매한 삼성 OEM PC에 번들로 딸려온
멤브레인 키보드를 이용하고 있었고, 아마 많은 분들이 이랬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 내에서 기계식 키보드를 접하는 것이 첫
키보드가 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으니까요.
그런데
언제인가부터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체리社의 독점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서 Kaihua社에서 만든 Kailh 스위치와 같은 유사 스위치가 범람하면서 저렴한 가격에
기계식 키보드가 보급되기 시작한 시점부터라고 생각됩니다.
품질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못 주겠지만 Otemu 스위치는 초저가형 기계식 키보드 양산과 보급에 큰 영향을 줬죠. 그 결과 타
PC방과의 차별화를 꿈꾸던 PC방 사장님들의 눈에 들어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삐까뻔쩍 레인보우 RGB LED와 특이한
키감을 무기로 PC방에 보급되었으며, 키보드=멤브레인 키보드라고 생각하던 소비자들이 최초로 기계식 키보드를 접하는 가장 일반적인
케이스가 됐고, PC방처럼 게임에 특화된 환경을 만들고 싶어 하는 하드웨어 애호가들에 의해 가정에서의 소비도 늘어난 것이죠.
이런 세상 살아가면서 쓸모도 없는 개요를 나열한 이유는 이 글의 핵심을 설명하기 위해서입니다.
기계식
키보드 보급 이전부터 기계식 키보드를 이용해오던 마니아층과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는 분들의 취향은 꽤나
편차를 보이는 상태입니다. 마니아층은 일반적인 플라스틱 하우징이 아닌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제, 아크릴제와 같은 다른 하우징에서
나오는 독특한 키감을 무기로 하는 커스텀 키보드 쪽에 관심이 고정된 채-사실 이건 기성품 기계식 키보드 시장이 기존에는 거의 죽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키보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말 그대로 고여있는 상태였고, 기계식 키보드가 다시금 시장에서 힘을 얻게 된
계기는 기계식 키보드가 게이밍 하드웨어로써 이용된 것이기 때문에 시장의 기성품은 철저히 게이밍 하드웨어의 가치에만 집중한 제품을
개발, 출시하기 바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야 엔트리원더스(=아콘), 앱코 같은 후발주자 제조사에서도 마니아층을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기성품을 출시하고 있긴 하지만요.
그래서 이 글의 핵심은 이겁니다. 사람마다 기계식 키보드에 바라는 점이 다르니까, 그 취향에 맞춰서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다.
아무리
기계식 키보드 쪽에 썩어 있어도, 오히려 썩어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중구난방 기계식 키보드가 엄청나게 출시된 상황에서 각
케이스에 맞춰서 정확한 제품명을 알려줘서 '이걸 사라!' 라는 식으로 말씀드리기는 힘듭니다. 다만 예시는 들어드릴 수 있겠죠.
1. 스위치 종류에 대한 간략한 정보
90년대
이전에야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면 Cherry社 아니면 알프스社 정도나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체리 스위치의 독점 기간이
끝나서 시장에 온갖 유사 스위치가 난립해있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스위치는 한정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니 기계식 스위치의 작동방식에 따른 분류 방법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대표적인 제조사들은 어떤 스위치를 제작하고 있는지 얘기해보겠습니다.
기계식 스위치의 작동방식은 3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클릭, 넌클릭, 리니어 방식이 있습니다.
클릭
스위치는 여러분이 PC방 가서 형형색색 빛나는 레인보우 LED를 탑재한 키보드에 들어있던 그 스위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가끔
클릭 방식 스위치가 아닌 스위치를 이용한 키보드를 놓아둔 곳도 있지만 절대다수의 PC방은 키감이 명확한 청축 키보드를
사용합니다. 작동할 때 슬라이더가 걸쇠를 지나쳐가면서 '딸깍' 하는 소리를 냅니다. PC방에서는 잘들 쓰겠지만, 가정집에서
이용하기에는 어지간히 소음을 신경쓰지 않는 가정이 아닌 이상 부담스러운 편입니다.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클릭 스위치는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청축입니다.
넌클릭 스위치는
클릭 스위치와는 달리 키 입력 시마다 짤깍거리면서 클릭음을 내지는 않습니다. 다만 슬라이더가 지나가며 무언가 걸렸다는 촉각
신호만 남겨두죠. 그래서 클릭 스위치에 비하면 소음이 크지 않고, 키압도 더 낮아서 장기간 이용 시 손에 부담이 덜 가는
편입니다.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넌클릭 스위치는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갈축입니다.
리니어
스위치는 앞서 본 두 가지 스위치와는 달리 슬라이더가 내려가면서 걸쇠와 접촉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그러니 '쑥' 하고 들어가죠.
걸리는 느낌은 아예 없이요. 그래서 클릭, 넌클릭 스위치와 비교하면 마모될 부분이 적으니까 이론적인 수명은 좀 더 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촉각 피드백이 적은만큼 재미없다고 느낄수도 있습니다. 시장에서 가장 보편적인 리니어 스위치는 브랜드에 국한되지
않고 적축, 흑축입니다.
추가적으로, 저소음 스위치가
존재하는데, 아직까지 기성품에 이용된 저소음 스위치는 Cherry MX 저소음 적축, 저소음 흑축과 게이트론 저소음 갈축 정도가
대부분이며, 틸리오스 5pin 계열 저소음 스위치가 있긴 하지만 국내 기성품중에 틸리오스 계열 저소음 스위치를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은 '그' 기업인 몬스타기어의 ALU XO, ALU XO-Z 제품 뿐입니다. 저소음 스위치는 슬라이더에 고무 댐퍼를 위아래로
대서 스위치 하우징 뚜껑과 슬라이더가 부딪히는 소리를 감쇄함으로써 소음을 줄인 제품입니다.
전체적인
소음 정도는 클릭>넌클릭>리니어 스위치로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쾅쾅거리며 파워타건을 하는 경우라면 리니어가 가장
시끄러운 이례적인 경우는 있을 수 있지만요. 그렇다고 리니어 스위치라고 그렇게 조용하지는 않습니다. 그 어떤 기계식 스위치도
멤브레인, 펜타그래프 방식 스위치보다 조용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리니어 스위치를 사용하면서 구름타법이라는 걸 연습한다고 해도
타건 속도가 늘어나면 멤브레인 수준의 소음은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저소음 스위치를 제외한다면 말이죠. 저소음 스위치는
적어도 기성품으로 이용할 수 있는 키보드 중에서는 제일 조용한 축에 듭니다.
이
외에, 무접점 방식 스위치를 이용한 키보드가 있는데, 이건 사실 기계식 스위치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기계식 스위치와 무접점
방식 스위치는 엄연히 다른 것이거든요. 가볍게 짚고 넘어가면, Kaihua社에서 제조하는 Kailh 광축으로 대표되는 광축 방식
무접점 스위치와 Topre社에서 최초로 개발해낸 토프레 스위치와 그 유사축으로 NIZ社에서 개발한 NIZ EC(시장에서는
Noppoo社에서 NIZ EC 스위치를 탑재해서 만든 키보드가 너무 유명해지면서 노뿌 스위치라고 잘못 불리고 있습니다.) 스위치로
대표되는 정전용량 무접점 스위치가 존재합니다. 정전용량 무접점 스위치는 이 글에서는 이후 언급할 일이 없겠지만 카일 광축은 제품
추천에 있어서 한 번 언급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일 대표적인 기계식 스위치 제조사를 3개 꼽자면 Cherry, Kailh(=Kaihua), Otemu입니다.
1) Cherry MX 스위치
기계식
키보드라고 하면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나는 제조사의 스위치입니다. 오래돼서 그런건지, 아니면 독점 기간동안 쌓여온 노하우로 인한
품질의 자부심인지, 기성품에 들어가는 스위치 중에서는 가장 비싼 몸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안정적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지만
안정적인 것을 바랐다면 기계식 스위치 말고 광축 센서 방식 무접점 스위치를 골랐겠죠. 그래도 기계식 키보드 스위치 중에서는 가장
신뢰할만한 품질을 가진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2) Kailh 스위치
유사
기계식 스위치 보급에 지대한 공헌을 한 스위치죠. 카일 박스, 카일 LP 등 종류도 많으며 그만큼 스위치 개발에 열을 올리며
투자도 많이 하는 Kaihua社의 스위치입니다. 적당한 가격에 카일 박스축이 이용된 제품을 꽤나 보셨을 것입니다. 유사축 중에서는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을 게이트론 스위치와 함께 가장 안정적인 퀄러티를 보입니다.
3) Otemu 스위치
여러분이
PC방에서 만져본 바로 그 스위치입니다. 정말 싼 가격에 보급되고 있고, 그 탓에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5만원 이하)에 들어가는
절대다수의 스위치는 바로 이 오테뮤 스위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끔찍하게 싫어하는 스위치입니다. 주변에서 3~4만원
미만의 기계식 키보드를 추천해달라 하셔서 5만원도 안 쓸 거면 기계식 키보드를 못 쓴다고
말해도 꼭 추천해달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오테뮤 스위치가 탑재된 키보드를 추천해드려야 하는데, 이러면 평균적으로 2달도 안
돼서 스위치가 맛이 갔다고 연락이 와서 저를 괴롭히거든요. 주로 오테뮤 청축이 이런 케이스가 많습니다.
스위치 선택에 있어서는 개인 취향이 여러모로 크게 작용합니다.
클릭 스위치: 경쾌한 키감, 명확한 촉각적 피드백을 선호하며 소음에 대한 부담이 없다.
넌클릭 스위치: 촉각적 피드백이 어느정도는 있어야 하며 소음은 조금 부담된다. 또, 클릭 스위치의 키압이 부담된다.
리니어 스위치: (적축의 경우)장시간 타건 시 손이 편안해야 하며, 촉각적 피드백 보다는 다각다각 하는 타건감을 더 선호한다. (흑축의 경우)촉각적 피드백보다는 높은 키압에서 오는 반발력이 더 매력적이다.
저소음 스위치: 사무실과 같이 소음이 적어야 하는 공간에서 사용하는 용도거나, 조금의 스위치 소음이라도 용납할 수 없다. 이를 위해 다소 키감이 달라져도 상관없다.
2. 여러분이 기계식 키보드를 고를 때 기준점이 될 특징들
기계식 키보드를 찾으시는 분들이 바라는 점은 다들 다릅니다. 누군가는 화려한 감성을, 누군가는 개성있는 타건감을, 누군가는 내구성을 바라기도 합니다.
가타부타 장황한 설명은 위에서 벌써 다 했으니까, 그 특징들을 한 번 나열해보죠.
1) 화려한 RGB LED를 위시로 한 LED 감성
2) 일체형 팜레스트나 볼륨 노브 같은 미디어 관련 부차적인 기능의 존재
3) 예쁜 디자인!
4) 정갈하고 정돈된 타건감
5) 통울림, 스테빌 소음과 같은 듣기 싫은 잡음을 충분히 잡아준 하우징과 스테빌 튜닝의 우수성
6) 튼튼하고 오래가는 에너자이저나 바퀴벌레같은 생명력
얼추 이 정도를 예시로 들 수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애매한 것은 바로 3) 예쁜 디자인입니다.
아무리
남들하고 달라지기 싫어서 다 똑같은 옷, 신발, 액세서리 하고 다니는 유행의 노예인 한국인이라도 결국 개성과 취향은 존재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들에게는 잘 드러나지 않을 키보드 같은 컴퓨터 주변기기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하죠.
누구
취향에는 1)화려한 RGB LED를 위시로 한 LED 감성과 연계되는 화려하고 날렵한 디자인이 맞다면, 다른 분 취향에는
레오폴드처럼 클래식한 디자인이 적격일 수도 있고, 바밀로처럼 튀는 배색과 독특한 키캡 디자인, 각인을 좋아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겠죠.
그래서, 다른 특징과 달리 3번 특징으로
키보드 종류를 나눠주는 일은 저는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3번은 결국 분류된 곳에서 본인이 직접 고르셔야 합니다. 또, 6)
튼튼하고 오래가는 에너자이저나 바퀴벌레같은 생명력을 원하시는 분은 백스페이스를 누른 뒤 멤브레인 키보드나 광축 키보드를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3. 그래서 어떻게 고르면 된다는 거죠?
상술한 특징들은 여러분의 키보드 취향 차이가 나타나는 순서대로 나열을 했습니다.2-1), 2-2)는 한 세트처럼 되어있고, 2-4), 2-5)도 한 세트처럼 되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2-1), 2-2)를 합쳐서 게이밍 키보드 취향으로, 2-4), 2-5)를 합쳐서 타건감 위주 취향으로 나누어서 설명드릴겁니다.
하지만 그 전에 기계식 키보드를 고를 때 대체 어떤 부분을 봐야 그 제품이 좋고 나쁜지를 판단 가능할 수 있게 돼야겠죠. 미디어 키나, 디자인 같은 부차적인 문제에서 벗어나서, 대체 기본적으로 무엇이 기계식 키보드의 품질에 영향을 주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볼 때 가장 기본적으로 보셔야 하는 것은 스위치, 하우징 설계 혹은 재질, 번들 키캡의 퀄러티입니다.
스위치는 상술했듯이 저가형 키보드에는 오테뮤 스위치가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는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에서 키씹힘 등의 잔고장 사례의 원인이 되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가격을 떠나서 본인이 키보드를 정말 잠시만 쓸 용도로 구하는 것이 아니라면 탑재 스위치가 오테뮤라고 한다면 구매를 지양하는 편이 좋습니다. 정말 저렴한 가격에 기계식 키보드를 꼭 장만해야겠다 하는 게 아니라면요. 상술한 광축 무접점 관련 언급은 여기서 나옵니다. 저가형 제품군 중에서 꼭 선택해야 한다면, 카일 박스축, 카일 스피드축, 카일 광축 중에서 선택하심이 옳습니다. 아콘스토어에서처럼 게이트론을 선택할 수 있는 극소수의 경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이는 스위치가 각 키마다 배치되어 있는 기계식 키보드의 수명에 직결되는 문제이며, 제조사에서는 오테뮤 스위치를 이용한 키보드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해서 무한정 책임져주지는 않습니다.
하우징 설계 혹은 재질이라는 말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대체 재질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거야 말로 고인물들이 타건감 논할때 들고오는 핑계가 아니던가? 애시당초 타건감에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지도 않지 않는가? 실제로 맞습니다. 최근 고가형 키보드에서 유행하는 CNC 풀 알루미늄 하우징의 장점은 단단한, 정갈한 타건감이나 통울림이 적다는 점도 있지만 사실 90% 이상 심미적인 만족에 불과합니다. 재질이 품질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적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우징 설계나 재질을 들고오는 이유는 하우징 재질을 단점으로써 분류하기 위함입니다. 뭘로 만들던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유독 피해야 하는 설계가 있으니 바로 '금속 보강판+플라스틱 하우징'입니다. 이 설계 자체가 타건감에 유의미한 효과는 거의 없으면서 통울림과 같은 소음에 무의미하게 악영향만 줍니다. 본인이 팅팅탱탱 통울림을 즐기는 부류가 아니라면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는 플라스틱 하우징, 아크릴 하우징, 알루미늄 하우징 전부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금속 보강판+플라스틱 하우징은 정말 장점을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번들 키캡의 퀄러티 또한 어차피 키캡을 바꾸면 되니 문제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키캡놀이를 누구나 하는 것이 아니고, 퀄러티 좋은 키캡을 구매하려면 그 또한 추가 비용이 들어가게 되며, 이 비용이 때로는 카일 박스축을 이용한 중저가형 키보드만큼의 가격을 한다는 것이 문제겠죠. 후술할 게이밍 키보드 같은 경우 자체 규격 배열을 이용해서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키캡과는 키캡 호환이 완전히 되지 않는 경우도 수두룩합니다. 추가적인 비용을 감당할 생각이 없다면 번들 키캡의 퀄러티는 한 번 정도는 고려해볼 대상이 되겠죠. 키캡의 퀄러티는 키캡의 사출 마감과 각인의 질, 키캡의 두께와 키캡 자체의 재질을 잣대로 판단하게 되는데, 사출 마감은 아예 없을 수는 없어서 최대한 하단부로 몰려져 있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각인의 질은 글씨가 치우치거나 비뚤어지는 일 없이 마감처리가 잘 된 이중사출과 염료승화 방식을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게 평가하고 있으며, 레이저 각인 방식 같은 경우 키캡의 글씨가 지워지기 쉬워 별로 좋은 평은 못 받습니다.
상술한 것들을 염두에 두시고 나면 이제 취향에 따른 부차적인 문제를 고려하실 때가 됐죠.
게이밍 키보드 취향
게이밍
키보드에 취향이 있으신 분들은 키보드 본연의 기능보다는 RGB LED와 날렵한 디자인, 미디어 키, 매크로 기능과 같은 부차적인
옵션에 가치를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키보드 키감이 좋으면 그야 좋겠지만, 그래도 내가 원하는 디자인이 있다면 그 키보드에 대해
혹평하는 사람이 있을지언정 여기저기 물어보고 나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결국 그 키보드를 구매하시곤 합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드리는 키보드 제조사는 Logitech, ABKO, Corsair, Razer, 스카이디지털, ASUS, Kingstone HyperX, Roccat, CoolerMaster, Fnatic Gear 등이
있습니다. 해당 제조사들이 만드는 키보드는 화려한 RGB LED와 그 설정을 도와줄 빵빵한 전용 소프트웨어, 미디어 키, 강력한
매크로 기능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굳이 단점을 꼽으라면 금속제 상판, 보강판과 플라스틱 하우징으로 이루어진 구조로 인해서
엄청나게 심해지는 통울림과, 이 제조사들이 스테빌라이저를 정말 순정 상태 그대로 이용해서 스테빌라이저 철심소리가 지극히 심하다는
점과, 별로 키감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키감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게이밍에 배열을 특화한다는
생각 때문에 키캡 호환이 어려워져서 키캡 교체가 어려운 부분도 더러 있는 편이고요.
물론
이런 단점들은 이미 게이밍 키보드 취향인 분들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점은 아닙니다. 본인이 공부할 노력과 시간만 투자할 수 있다면
분해 후 흡음재 부착, 기판 디솔더링 후 풀윤활, 스테빌 윤활 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비교적 평범한 단점들이기도 하고요. 비록 어줍잖은 지식 상태로 시도한다면 키보드를 고철덩어리 만들기 딱 좋고, 이런 노력 없이는 절대 그 단점들을 고칠 수 없다고 하더라도요.
따라서 게이밍 키보드를 고르실 때 염두하실 점은 RGB LED를 제어해줄 소프트웨어의 프로그램 안정성과, 본인이 사용하기에 미디어 키와 팜레스트 등의 하드웨어적 부가기능이 편안한지, 매크로 기능의 작동을 본인의 PC 사용 용도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하시는 게 좋습니다.
선택 가이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나는 5만원 이내의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를 원한다.
- ABKO, COX, 한성컴퓨터, 아콘, 마이크로닉스, 스카이디지털, HEXAGEAR 브랜드를 달고 카일 박스축, 카일 스피드축을 이용한 제품을 찾는다.
* 나는 RGB LED가 화려하면 된다. 다 필요 없다!
- Corsair, Razer 제품을 찾는다.
* 그래도 게이밍 키보드 중에서도 통울림이나 스테빌 소음이 조금이라도 양호한 물건이 있을 것 아닌가?
- 쿨러 빼고는 다 잘 만드는 쿨러마스터를 한 번 믿어보시죠.
* 나는 자체 개발 스위치 감성을 원한다.
- Razer, Roccat, Logitech 제품을 찾는다.
* 나는 아우라 싱크가 너무너무 좋다.
- ASUS ROG Strix Flare, ASUS ROG Claymore을 구매한다.
타건감 위주 취향
타건감 위주의 취향을 가지신 분들은 정갈한 키감, 혹은 명확한 촉각적 피드백이 있는 키감을 원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디자인이야 예쁘면 좋지만, 키보드의 기본은 해야지! 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인 분들이죠. 이런 분들은 게이밍 키보드의 성향이 타건감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 탓인지 대부분 깔끔한, 혹은 클래식한 디자인을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키캡놀이를 통해서 키보드 자체의 외형은 얼마든지 바꿀 수가 있으니까요. 이런 분들은 사실 타건감이나 소음을 위해서라면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경우가 꽤나 존재하기 때문에, 체리 스위치가 들어간 제품을 많이 추천드리게 됩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드리는 키보드 제조사는 레오폴드, 바밀로, 더키, '고가형에 한정한' ABKO, '고가형에 한정한' COX, 엔트리원더스(= 아콘), Diatec(=필코 마제스터치), iKBC, Vortex, Durgod 정도가 있습니다.
해당 제조사들은 본인들이 만드는 제품의 소비자가 뭘 원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흡음재를 기본 탑재하고, 스테빌 윤활 정도는 제조 과정에 포함돼있는 경우가 많이 있죠. 키캡도 이런 제조사들은 고가형에 속하는 모델을 많이 판매하기 때문에 저가형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PBT 키캡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단, PBT 키캡이 무조건 ABS 키캡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 퀄러티도 상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죠. 요즘은 흡음재, 스테빌 윤활에 그치지 않고 스위치 교체가 간편하도록 퀵스왑 기판을 이용한 제품도 많이 내놓고 있습니다. 스위치가 고장나면 자체적으로 수리하기 쉽고, 원한다면 한 가지 키보드에서 여러가지 스위치의 타건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꽤나 인기가 있는 편인데, 아무래도 납땜된 기존 기판에 비해 단단한 타건감은 부족하다고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
이런 키보드를 고르실 때는 통울림 등의 잡음 처리의 우수성과 스테빌 윤활 수준을 보는 분이 많습니다. 이런 분야에서는 클래식하지만 유려한 디자인으로 어필하기도 하는 바밀로가 우수하기로 정평이 나 있고, 번들 키캡의 퀄러티를 보는 분들에게는 레오폴드가 인기가 정말 많습니다. 오죽하면 키캡을 사면 하우징과 기판을 서비스로 준다고 농담까지 하겠어요. 레오폴드 PD 키캡의 퀄러티는 전 세계적으로 최고급이라는 평이 많고, 각인과 사출 마감을 보면 실제로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키보드들도 단점은 있습니다. 키감쪽을 중시하다 보니 자연스레 기판이나 ARM의 퀄러티 면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스카이디지털 같은 제조사 측에서는 정말 반응속도가 1ms라는 것을 실험 결과로까지 입증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키보드들은 그렇게 반응속도가 빠릿빠릿한 기판을 쓰는것도 아니고, 매크로 기능이나 미디어 기능도 주 수요층에서 크게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고급 기판을 필요로 하지 않는거죠. 자연스레 RGB LED 효과도 프리셋의 개수가 적거나 자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RGB LED를 선호하는 분들은 단점으로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타건감을 중요시 하는 수요층은 키보드 외형은 키캡놀이를 이용해서 변경하는 경우가 많아서, 또는 눈뽕이라면서 LED 효과 자체를 싫어하는 분들도 꽤나 계셔서 상술한 단점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받아들여집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쪽 분들은 '좀 고여있는' 분들이 대부분이거든요. 마니아층일수록 상술한 게이밍 키보드 보다는 이런 키보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키보드를 추천할 때 과연 가이드가 필요한 것인가...싶긴 하지만, 일단, 선택 가이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나는 화려한 색상으로 톡톡 튀는 디자인의 키보드를 선호한다.
- 바밀로 키보드를 찾는다.
* 나는 번들 키캡의 퀄러티가 정말 중요하다.
- 레오폴드 키보드를 찾는다.
* 맨날 플라스틱! 플라스틱! 가끔은 다른 재질의 하우징도 써보고 싶은 법이라구요!
- 금속 재질: 앱코 AR 프로젝트, 엔트리원더스 아콘 DX, FX, '그' 기업 ALU XO
아크릴 재질: 마이크로닉스, '그' 기업을 찾는다.
목재 재질: 아직은 세상이 당신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혹시... 몬기잇~!이라도 좋으시다면...
* 그래도 기판이 좋은 게 있긴 있겠죠?
- 스카이디지털 키보드를 찾는다.
* 나는 좀 더 저렴한 제품을 원한다.
- 더키, 드루갓 키보드를 찾는다.
* 일체형 팜레스트 달린 건 없나요?
- 거의 찾기 힘들며, 있어도 좋은 평을 받는 제품은 드뭅니다. 트리와, 죠셉 공방 같은 곳에서 원목 팜레스트를 구매해 보시거나, 트리와나 제닉스 대나무 팜레스트에 시트지로 랩핑해서 커스텀하셔도 괜찮겠죠. 가컬 같은 곳에서 아스텔/아크릴 팜레스트를 이용하셔도 좋고요. 그래도 엠스톤 팜레스트는 염료가 묻어나오는 이슈가 있어 비추천 드립니다.
* 찾아보니까 커세어=적축, 덱=청축, 마제스터치=갈축이라던데, 이런 걸로 나눠주실 순 없어요?
- 덱청마갈커적 자체가 옛 말이고, 그 중에서도 커세어는 커세어 쓸 거면 그나마 적축쓰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는 의미인데 적축 하면 커세어다! 라는 식으로 와전된 겁니다. 덱은 퀄러티와 A/S는 좋지만 옛날만큼 경쟁자가 적은것도 아니라서 해당 가격대에서는 경쟁력이 크지 않고, 다이아텍의 필코 마제스터치가 갈축의 느낌을 분명 잘 살려주긴 하지만 마제스터치라고 갈축만 써야 하는것도 아니고, 갈축은 마제스터치 키감이 제일이라는 것도 아닙니다. 스위치와 제품은 본인의 취향에 맞춰 사용해야 합니다. 어떤 제품군이 어떤 스위치를 참 잘 쓰더라~ 라는 말이 있을 수는 있어도, 그게 정도는 아닙니다. 풀 알루미늄 하우징의 키보드에서 키감의 차이를 제대로 느끼려면 리니어 축을 쓰라고들 하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청축, 갈축을 쓸 수도 있는 것처럼요.
* 나는 스위치 교체가 용이한 제품을 원한다.
- 엔트리원더스, 마이크로닉스, ABKO, COX에서 퀵스왑 제품을 최근 많이 출시하고 있습니다.
가격별 선택의 지표
이렇게 따지는 게 솔직히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타건해 보기 전에는 모르는 게 키보드기도 하고요.
그래서 타건해 볼 수 는 없고, 내 성향도 잘 모르겠다 하시는 분들께 그저 가격별로 추천드릴 때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도 있을까 싶어 가격별로 선택하는 지표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1) 저가형(~\50,000) 선택의 지표
-일단 오테뮤 스위치가 탑재된 제품은 믿고 걸러도 좋다.
-오테뮤 스위치는 아니고, 카일 스위치도 아닌데 듣도 보도 못한 스위치인 경우 자체 개발 스위치거나 이름도 없는 유사축일 가능성이 높은데, B.Friend社에서 제조된 제품이나 스위치 브랜드가 게이트론이 아닌 이상 걸러도 좋다.
-이 가격대에는 ABKO, 세컨드찬스(=Geekstar), COX, 한성컴퓨터, 마이크로닉스 등의 브랜드가 산재해 있는데, 탑재된 스위치가 카일 박스축/카일 광축/카일 스피드축이라는 전제 하에 ABKO, COX, 마이크로닉스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상품 DB나 상품 썸네일을 보고 삐까뻔쩍한 레인보우 LED에 속아서 RGB 조절이 가능한 줄 알고 속아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품 설명에 '레인보우 LED' 라고 적혀있는 경우 LED ON/OFF와 레인보우 컬러 1개밖에 선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가격대이다. RGB LED 조절이 가능한 키보드를 구매하려는 경우 예산이 조금 더 필요하며, 레인보우 LED가 싫은 경우 non-LED 제품이나 단색 LED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2) 중급가(\50,000~\100,000) 선택의 지표
-중급형 가격대의 제품 정도 되면 오테뮤 스위치를 탑재한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도 가끔 존재하니까 잘 보고 걸러야 한다.
-이 가격대부터 퀵스왑 제품의 빈도가 늘어나고, 번들 키캡의 퀄러티도 올라가게 된다. 10만원에 가까운 가격대로 가면 Ducky One zero 3087이나 COX 모나크처럼 체리 스위치를 사용한 경우가 늘어나며, RGB LED 프리셋의 선택지 또한 늘어난다. 본인의 기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게 되므로 본인이 생각하기에 좀 더 매력적인 선택지를 많이 가진 제품을 선택함이 좋다.
-선택할 때에 디자인이나 퀵스왑 같은 부가적 기능을 고려하는 것도 좋지만, 이 떄 부터는 하우징 내구성도 생각해야 한다. 5~10만원대 ABKO, COX, 한성컴퓨터 제품의 경우 하우징 크랙 관련 이슈가 상당히 보이는 편이다. 또, 최근에는 키캡 공정이 이중사출 방식인 경우가 많으나 이 가격대에도 레이저 각인을 이용하여 각인의 내구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키캡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함이 좋다.
-이 가격대에는 DUCKY, B.Friend, 엔트리원더스, 마이크로닉스, ABKO, COX 등의 제조사가 많은 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체리 스위치, PBT 키캡을 선택하고 싶은 경우 Ducky, 엔트리원더스(체리 스위치를 선택하여 탑재할 수 있음), COX 등의 제조사를, 색다른 스위치를 경험하고 싶은 경우 마이크로닉스(카일LP), 엔트리원더스(게이트론), B.Friend(자체 축) 등의 제조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3) 고가형(\100,000~) 선택의 지표
-고가형 제품에서는 게이밍 키보드는 게이밍 키보드대로, 타건용 키보드는 타건용 키보드대로 퀄러티가 상향 평준화 되어 있어서 서로 부가적인 기능을 가지고 경쟁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물론 이런 가격대에도 COX 돈틀리스 같은 OEM을 통해 제품을 제조하는 경우 마감 QC 문제로 인해서 욕을 먹는 경우도 많지만, 마감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 USB 단자 마감과 같은 사소한 부분으로 한정되게 된다. 하우징 크랙 같은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편. 고로 마감 이슈, 본인이 원하는 부가 기능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이 가격대 이상의 제품은 ABS 키캡이 포함된 경우가 거의 없다. ABS 키캡을 사용해야 할 만큼 기능적으로 추가할 부분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남는 예산을 제조 예산이 더 비싸게 책정된 PBT 키캡에 이용함으로써 차별화를 두려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래서 키캡의 마감을 잘 살펴보는 편이 좋다. 키캡 간 거리가 벌어지지는 않는지, 키캡의 두께가 너무 얇지는 않은지(1.3~1.5mm정도는 돼야 두껍다고 판단), 사출 마감이 안 좋은 것은 아닌지(각인이 비뚤어졌다거나, 몰려있다거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 가격대에는 Diatec(필코 마제스터치), Ducky, DECK, 레오폴드, 바밀로, iKBC, Vortex, 로지텍, 쿨러마스터, 레이저, 커세어, 에이서스 등의 제조사가 많은 제품을 출시하며, 이 때 부터는 상술한대로 본인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여야 한다.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제품을 구매하기에는 가치가 꽤나 높아지지 않았는가.
-가격대가 너무 올라가면 대체 무얼 가지고 차별화를 두어야 할 지 제조사에서 고민한 티가 팍팍 느껴진다. 본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플라스틱 하우징에 알루미늄 보강판을 사용한다던가, 아예 하우징을 아크릴, 알루미늄, 아연 합금 등의 색다른 재질을 이용해서 심미적인/키감 부분에서 차별화를 둔다던가. 하우징 재질 차이는 90% 이상 시각적인 부분에 의존하지만, 키감의 차이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아크릴은 일반적인 플라스틱 하우징에 비해 키감이 가볍게 튀는 느낌이 강하며, 알루미늄은 통울림이 적고 단단한 키감을 주는 편이다. 물론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은 개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어서, 재질만 다르지 치는 느낌은 똑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아크릴 하우징은 많지 않은 편이며, 아크릴 하우징을 원한다면 마이크로닉스에서 유통하는 GANSS PRO 87을, 알루미늄 하우징을 원한다면 엔트리원더스 아콘 DX-FX는 좌우 키감 편차가 있어 추천하고 싶지 않다.-와 ABKO AR87 or AR96-개인적으로 기성품 알루미늄 하우징 중에서는 최고의 퀄러티라고 생각된다.-을 고려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런 쓸모도 없고 길기만 한 글을 쓴 건, 기계식 키보드에 입문하는 분들이 기계식 키보드를 구매하실 때 본인 취향에 대해 고려하고, 본인 취향에 맞는 키보드가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려드릴만한 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키보드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들께는 사실 이 글이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실 더 알려드리고 싶은 정보는 많았습니다. 비키타입과 스탠다드타입의 차이라던가... 간이윤활이라는 게 사실은 키보드를 망치는 행위라던가... 그런데 쓰다보니까 키보드에 대해 잘 아시는 분들께는 도움이 안 되는 정보밖에 없는 것 같고, 입문하시는 분이 보기에는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그만뒀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이러이러한 제품을 원한다고 질문받은 건 아니라서 어떤 제품을 구매하시라고 정확한 제품명을 추천드리지는 못했지만, 그런 제품명 추천을 받고 싶으시면 댓글에 원하시는 가격대, 키보드의 용도, 키보드 취향(게이밍 키보드 취향인지, 혹은 타건감 위주인지)을 적어주시면 제품을 몇 개 추천드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3줄요약
기계식 키보드 취향은 크게 게이밍 키보드와 타건감 중시 키보드 취향으로 나눌 수 있다.
해당 취향에 맞는 선에서 키캡 퀄러티, 하우징, 스위치를 감안하면서 본인의 성향에 맞는 디자인을 골라라.
제발 오테뮤 스위치만은 걸러달라. 제품 추천을 원하면 가격대/용도/키보드 취향을 적어주면 답변해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