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을 통해 살펴본 NZXT KRAKEN Z73은 기존 KRAKEN X-2 시리즈와 비교해 크게 2가지가 바뀌었는데요. 첫 번째는 워터블록의 디자인으로 Z73은 원기둥처럼 생긴 기본 형태와 전체 크기는 X-2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기존 KRAKEN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인피니티 미러 링 LED 대신 LC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였습니다. 320 x 320px, 24-bit 색상, 650cd/m² 밝기를 지원하는 LCD 디스플레이는 CPU / GPU / 냉각수 온도, CPU / GPU 클록 등의 시스템 정보 표시는 물론 흔히 '움짤'이라고 부르는 animated GIF 파일(최대 20MB까지)도 표현할 수 있어 더욱더 멋지고 개성 넘치는 시스템 연출을 할 수 있게 해줍니다. 또한, 워터블록 설치 방향의 제약이 있긴 하지만, 메모리 풀뱅크 시에도 정방향의 화면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변경 사항은 바로 펌프입니다. 펌프의 성능이 좋지 않으면 라디에이터 크기를 키워 방열면적을 늘려도 냉각수를 제대로 순환시킬 수 없어 오히려 규격이 작은 라디에이터를 사용한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 있는데요. 종종 같은 일체형 수랭 쿨러 시리즈의 360 모델이 240 모델보다 성능이 낮게 나오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성능 미달 펌프 사용입니다. 그만큼 펌프도 다른 핵심부품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말인데요. NZXT KRAKEN Z73은 리테일 일체형 수랭 쿨러 중 최초로 Asetek 7세대 펌프를 탑재한 제품 중 하나입니다. 고성능 일체형 수랭 쿨러의 OEM/ODM 업체로 유명한 Asetek은 핵심 부품인 워터펌프를 꾸준히 개선해왔는데요. 이번에 신형 KRAKEN 시리즈에 적용된 7세대 펌프는 기존 KRAKEN X-2 시리즈에 탑재된 5세대 펌프보다 2.5dB / 30% 더 조용하다고 하네요. 기존에도 나쁘지 않았지만 개선된 펌프가 탑재되어 좀 더 조용한 시스템을 꾸밀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본 탑재된 쿨링팬은 Aer P120 모델로 120mm 쿨링팬이 사용된 KRAKEN X52 / X72와 똑같습니다. 이미 성능이 좋기로 알려진 제품으로 RGB LED가 꼭 필요하신 분이 아니라면 굳이 교체할 필요가 없습니다. 튜브 역시 기존 제품에서 바뀐 것이 없는데요. 이미 충분히 유연하고 깔끔하게 슬리빙 마감 처리되어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 없는 구성이죠. 길이도 400mm로 똑같습니다.
인텔 i9-9900K를 4.7GHz로 오버클록 하여 진행한 쿨링 성능 테스트에서 40dBA 소음 기준 70.27℃를 기록하였습니다. 이는 일체형 수랭 쿨러 중 가장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던 동사의 KRAKZEN X72보다 약 1도 낮은 결과이며, 오차범위 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커스텀 수랭 키트인 EKWB EK-KIT Classic S360보다도 근소하게 앞선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작과 비교해 엄청나게 개선된 성능은 아니지만 이미 테스트 플랫폼의 한계치에 근접한 온도인 걸 고려하면 일체형 수랭 쿨러의 정점에 선 제품, '졸업' 아이템이라고 해도 충분해 보입니다.
국내 가격은 미정이라 MSRP(미국 달러) 기준으로 살펴보면 $279.99로 $199.99인 KRAKEN X72보다 $80 비쌉니다. 단순히 국내 가격 기준으로 변환해 보면 약 10만 원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요. 부담을 느낄 만한 가격이죠. 여러분은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LCD 디스플레이와 더 조용하고 강력한 성능을 갖춘 펌프에 약 10만 원을 더 지불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선택의 당사자인 유저들의 반응이 어떨지 저도 궁금해지네요.
일체형 수랭 쿨러의 '졸업' 아이템 NZXT KRAKEN Z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