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상에 새롭게 등극한 게이밍 프로세서
저마다 시스템을 구성하는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아마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게임일 것입니다. PC 발전의 역사는 게임 발전의 역사와 일맥상통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텐데요. 게임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하지만, 게이밍 시스템의 생태계는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하드웨어를 업그레이드하고, 교체한 하드웨어의 한계를 시험하듯 더욱 발전된 게임 엔진과 API가 새롭게 등장하는 형식으로 끊임없는 순환 구조가 이어지고 있죠. 그렇기에 다양한 장르의 최신 게임을 즐기려는 코어 게이머들은 시스템 역시 그에 걸맞게 강력한 하드웨어로 구성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새롭게 등장한 9세대 코어 시리즈, 인텔 코어 i9-9900KS는 사실 i9-9900K와 큰 차이를 보이는 프로세서는 아닙니다. 커피레이크 아키텍처가 적용되었으면서 8 코어 16 스레드로 구성된 점도 같으며, L3 공유 캐시 메모리 역시 16 MB로 같습니다. 심지어 부스트 클록 역시 5.0 GHz로 똑같죠. 하지만 기본 클록(Base Clock)과 올 코어 부스트 클록 그리고 TDP(127W)에서는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올 코어 부스트 클록이 5.0 GHz에 도달한 점은 인상적이었는데요. 실제 테스트에서도 게이밍 성능은 i9-9900K에 비해 소폭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상대적인 성능 차가 1~2% 수준이기 때문에 프레임 수치로는 큰 차이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게이밍 시스템을 꾸리기 위해서 하드웨어에 큰 비용을 투자하는 유저라면, 별도의 오버클록 없이도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여기에 올 코어 부스트 클록을 5.0 GHz에 도달하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인가되는 전압이 i9-9900K보다 소폭 낮은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꿔 말한다면 더 높은 수치로 추가적인 오버클록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실제로 퀘이사존 벤치마크에서는 i9-9900KS를 5.2 GHz로 큰 무리 없이 적용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하나의 샘플로 진행한 테스트이기에 전체 제품의 오버클록 잠재력을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커스텀 수랭이 아니라도 높은 코어 클록을 적용해볼 수 있다는 여지가 남았기에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일부 제한되는 기능과 보증 서비스 기간
일반적으로 인텔 프로세서의 무상 보증 기간은 3년으로 책정됩니다. 이 기간에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새 제품으로 교체(단, 국내 공식 유통 제품에 한정)해주는 경우도 어렵잖게 접할 수 있죠. K SKU의 보증 서비스는 사실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는데요. 인텔에서는 공식적으로 오버클록으로 인한 고장 증상에 대해 보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보증 서비스 기간 내에 발생한 문제 대부분에 대해서는 보증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HEDT 라인업 제품군과 같이 고가의 프로세서는 보증 기간 내라면 제법 간편하게 서비스를 받는 것이 가능하죠.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i9-9900KS는 무상 보증 서비스 기간이 다소 줄어들었습니다.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무상 보증 서비스 기간이 1년으로 제한되는데요. 무상 보증 서비스 기간이 줄어드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썩 반가운 소식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인텔 공식 홈페이지 업데이트 이후, i9-9900K에서 제공하는 기능 일부가 i9-9900KS에서 비활성화되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인텔 v프로 플랫폼 적격성(vPro Platform Eligibility)과 인텔 안정화 이미지 플랫폼 프로그램(Stable Image Platform Program, SIPP), 인텔 신뢰 가능한 실행 기술(Trusted Execution Technology)이 i9-9900KS에서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 사실 일반적으로 시스템을 활용하는 사용자에게는 없어도 무방한 기술이지만, 일부 기능의 제한이 따른다는 것은 결코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죠.
다만, 이렇게 일부 기능을 제한함으로써 올 코어 클록을 5.0 GHz로 끌어올리고, 게이머가 조금 더 높은 게이밍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결국 어떤 쪽에 초점을 맞추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는 부분이죠. 약간의 추가 비용과 일부 기능 제한, 보증 서비스 기간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더 높은 올 코어 클록과 추가적인 오버클록 잠재력에 무게를 두는 사용자라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충분한 값어치가 있는 프로세서일까?
인텔에서 새롭게 내놓은 스페셜 에디션 제품은 i9-9900K를 기반으로 하여 더 높은 올 코어 부스트 클록으로 동작하는 강력한 프로세서입니다. 최근 인텔에서 공식으로 밝힌 권장 소비자가(Recommended Customer Price)는 $513 ~ $524로, 기존에 판매되고 있던 i9-9900K의 $488 ~ $499보다 $25 ~ $36 정도 비싼 가격입니다. 해당 벤치마크 칼럼이 등록되는 2019년 10월 29일 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i9-9900K 가격은 60만 원 초·중반대에 위치하는데요. 약 3~4만 원 정도 비쌀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60만 원 중후반대에서 70만 원 초반대를 예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인텔 코어 i9-9900KS는 i9-9900K와 똑같이 8 코어 16 스레드로 구성된 제품이기에, 단순히 코어 클록이 높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524의 비용을 내는 것은 결코 저렴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경쟁사의 라이젠 9 3900X는 12 코어 24 스레드로 구성됨에도 $499로 출시되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국내가 기준으로는 라이젠 9 3900X가 60만 원 후반대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i9-9900K가 저렴한 포지션을 차지하지만, i9-9900KS가 예상대로의 가격으로 출시된다면 직접적으로 라이젠 9 3900X와 경쟁하게 됩니다. 또한 경쟁사에는 아직 비장의 카드가 하나 남아 있기 때문에, 메인스트림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죠.
결국, 위에서 언급했던 내용의 반복이지만, 어느 쪽에 주안점을 주느냐에 따라 제품의 값어치는 천차만별로 나뉠 것 같습니다. 작업 성능에 높은 비중을 둔다면 i9-9900K 패밀리가 높은 값어치라고 할 수 없겠지만, 게이밍에 초점을 둔다면 충분한 값어치를 매길 수 있는 제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별도의 오버클록이나 조작 없이도 5.0 GHz로 동작할 수 있고, Z390 마더보드를 이용하면 경쟁사에 비하여 높은 메모리 클록에 도전해 게이밍 성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도 품고 있습니다. 일부 단점을 감수하면서도 최고의 게이밍 시스템을 구성하고자 한다면, 인텔이 새롭게 내놓은 최강의 게이밍 프로세서를 고려해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요?
i9-9900KS에 대응해 앞으로 나올 경쟁사의 제품과 인텔의 차세대 제품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하면서, i9-9900KS에 대한 칼럼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퀘이사존 슈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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