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다양한 GENE 제품들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오버클러커와 게이머를 고려한 설계입니다. 보급형 마더보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온보드 스위치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중요한 존재죠. 현재까지도 온보드 스위치 구성은 보급형 마더보드에서 찾아보기 힘든 구성입니다.
▲ MAXIMUS XI GENE에 탑재된 온보드 스위치들 특히 오버클록이나 테스터 입장에서는 온보드 스위치 존재 유무가 구매에 굉장히 큰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죠. 게다가 폼팩터에 비해 충실한 전원부 구성과 히트파이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쿨링 설루션도 꼽을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ATX 폼팩터 이상의 고급형 마더보드와 비교한다면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일반적인 M-ATX 폼팩터와 비교하면 속된 말로 삐까뻔쩍한 수준입니다. 그렇다면, 시대가 변하면서 GENE 시리즈에는 어떤 변화들이 생겼을까요? 먼저 외형적으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디자인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초기형 모델인 MAXIMUS II GENE에서는 검빨 조합의 디자인이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ROG 엠블럼을 포함한 ROG 파트(전원부 히트싱크, 온보드 전원 스위치 등)에는 검빨 조합이 가미되어 있으나 마더보드 전체의 포인트 색상은 푸른색을 띠고 있습니다. 당시의 마더보드는 절제된 색상 조합을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시절이기 때문에, ROG 브랜드에 한정하여 검빨 조합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다 MAXIMUS III에서 ROG의 개성이 가장 크게 발현됐던 검빨 조합 이미지가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PCB 색상과 주요 부품은 모두 검은색으로 처리하되, DIMM 슬롯 절반에 해당하는 영역과 그래픽카드 슬롯을 강렬한 빨간색으로 처리합니다. 여기에 더해 히트싱크에 새겨진 ROG 엠블럼 주위를 빨간색으로 장식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죠. 본격적인 ROG 감성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검빨 조합 콘셉트는 조금씩 완성도를 더해가며 하스웰/브로드웰을 지원하는 MAXIMUS VII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 새로운 디자인의 시작, MAXIMUS VIII GENE 그리고 스카이레이크/카비레이크를 지원하는 MAXIMUS VIII에서 콘셉트가 또 달라지게 됩니다. 서서히 RGB LED를 위시한 디자인 콘셉트를 갖추게 된 것이죠. 더 이상 PCB나 보드상에 탑재된 각종 컴포넌트에 개성이 강한 색상을 가미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보다는 형태학적인 완성도와 질감을 강조하여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가미하는 데 주력하게 됩니다. 이러한 추세의 관점에서 MAXIMUS VIII를 살펴보면, 여전히 빨간색을 포인트 색상으로 활용하지만, 과거와 비교하여 최소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대신 히트싱크의 질감 표현이나 형태학적인 완성도에 신경을 쓴 모습이 엿보입니다.
▲ GENE 시리즈 마더보드 디자인의 현주소, MAXIMUS XI GENE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 MAXIMUS XI GENE입니다. '대RGB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현재의 PC 하드웨어 시장은 RGB LED가 완전히 대세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신제품은 시장의 요구에 걸맞은 디자인 콘셉트와 특성 그리고 기능성까지 갖추게 되었죠. MAXIMUS XI GENE의 경우 대형 IO 커버와 M.2 히트싱크 그리고 DIMM.2 확장 카드까지 모두 쥐색을 띤 알루미늄 재질로 처리하였습니다. 무채색 기반의 일관된 색감을 유지하되 그 안에서 마더보드 전체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듯한 면과 선을 가미하여 좀 더 수준 높은 디자인을 지향합니다. 여기에 다양한 질감 표현을 가미하여 단조로움을 탈피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 이제는 필수 요소가 되어버린 RGB LED 이러한 디자인 기반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요소가 바로 RGB LED입니다. IO 커버와 히트싱크에는 RGB LED가 점등되며, 온보드에도 RGB LED가 점등되죠. 더 이상 PCB 부품의 색상 변화를 통해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에 갇혀있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RGB 스트랩 연결을 위한 핀헤더도 2개를 마련하여 PC 전체에 대한 튜닝성도 고려했죠.
▲ 시대상이 반영되어 구성이 축소된 MAXIMUS XI GENE PCIe x16 슬롯 그런데 MAXIMUS XI GENE에서 오히려 퇴보(?)한 요소도 존재합니다. 바로 SLI/CFX와 같은 멀티 그래픽카드 지원을 과감하게 축소시켰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최소 2개를 제공하던 PCIe x16 슬롯이 1개로 줄었습니다. 물론 최상단의 PCIe 3.0 x4 슬롯까지 합하여 그래픽카드 2장을 장착하는 것이 가능하긴 하지만, PCIe 3.0 x4 슬롯은 그래픽카드의 부피가 반드시 단일 슬롯이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제약이 큽니다. 따라서 SLI 구성은 안 된다고 보는 것이 맞고, 대신 구성 면에서 좀 더 자유로운 크로스파이어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플루이드 모션을 위한 단일 슬롯 그래픽카드 구성이 적합해 보입니다.(그러나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의 단일 슬롯 라데온 그래픽카드 판매는 전무한 상황) 또는 사운드카드에 양보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사실, 이러한 변화는 시대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GPU 제조사는 SLI/CFX와 같은 멀티 그래픽카드 지원에 점점 소홀히 하는 추세죠. 실제로 엔비디아의 경우 2-Way SLI까지만 ‘공식’ 지원하는 것으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물론, 3-Way/4-Way도 가능하고 성능 향상도 발생할 수 있으나 엔비디아가 공식으로 지원하는 영역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게임 타이틀 역시 SLI/CFX 지원이 점점 터부시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게임도 SLI/CFX 구성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최근의 게이밍 PC 화두는 SLI/CFX와 같이 그래픽카드를 여러개로 구성하여 그저 성능(=framerate)을 높이는 것보다는 FreeSync(프리싱크), G-SYNC(지싱크), Fast Sync(패스트싱크), Ray Tracing(레이트레이싱)과 같이 렌더링 품질 및 화질 향상에 집중하는 방향성이기 때문에, 렌더링 품질 저하/스터터링/각종 오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SLI/CFX는 그 위상을 많이 잃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