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만날 수 없어서 얄밉기도 하고 혹은 더 간절한 마음도 생기는 EVGA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주제인 EVGA 그래픽카드 그리고 제품 라인업은 어떻게 구성될까요?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K|NGP|N 그리고 CLASSIFIED 먼저 플래그십(Flagship) 제품에 속하는 킹핀(K|NGP|N)입니다. 과거에는 클래시파이드(CLASSIFIED)가 최고의 위치에 있었지만, GTX 780 Ti를 기점으로 킹핀이 등장하면서 클래시파이드와 네이밍을 교배하더니 현재에는 킹핀(K|NGP|N)으로 정리되었습니다.(그래픽카드 한정, 타 제품군의 경우 클래시파이드 존재)
▲ Vince Lucido, 'K|NGP|N' ※ 이미지 출처: EVGA 킹핀이란 이름은 어떻게 탄생된 것일까요? 바로 유명한 익스트림 오버클러커인 빈스 루시도(Vince Lucido)의 닉네임, K|NGP|N에서 따온 말입니다. 빈스는 과거부터 자신의 닉네임을 딴 K|NGP|N Cooling 액체질소 쿨링 시스템을 사용하여 극한의 그래픽카드 오버클러킹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로 3DMark 벤치마크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여러 차례 이름을 올리기도 한 실력자죠. 이러한 킹핀의 명성과 이미지를 제품에 부합시켜 최상의 제품으로 만든 것이 바로 EVGA 킹핀 제품입니다.
GTX 1080 Ti 킹핀의 특징이라면 구리 히트싱크가 훤히 보이는 파격적인 외형을 가장 먼저 꼽고 싶습니다. 스켈레톤(skeleton) 디자인이라고도 하는데, 단순히 훤히 보이는 게 아니라 구석구석을 그물망(mesh) 형태로 처리하는 섹시한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또한 일반적인 그래픽카드가 히트싱크는 알루미늄으로 대체하고, 쿨러 베이스와 히트파이프에 한정하여 구리를 사용하는 수준이라면, 킹핀은 히트싱크(Heatsink) 전체를 구리로 도배하는 패기를 보여줍니다. 구리는 알루미늄보다 열전도성이 높고 무게도 더 무겁기 때문에 실제 접했을 때의 느낌이 상당히 인상적이죠. 가격도 알루미늄보다 고가입니다. 그 외에도 팩토리 오버클록, 바이오스, 보조 전원 단자 구성 등 다양한 차별성이 있습니다. GTX 1080 Ti 킹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과거 퀘이사존 칼럼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여기서 제가 추가 자료를 준비했는데요. 그렇다면 과연 과거의 킹핀은 어떤 모습이었을지 살펴볼까요? 아래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 좌: GTX 980 Ti K|NGP|N, 우: GTX 780 Ti K|NGP|N ※ 이미지 출처: EVGA GTX 780 Ti의 경우 킹핀과 클래시파이드 네이밍이 함께 사용되었습니다. 또한, 그래픽카드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특별한 디자인을 선보였는데요. 바로 반투명 재질의 하우징입니다. 은은한 화이트 색상과 당시 고성능의 상징과도 같았던 검빨(검은색+빨간색) 조합의 컬러 배치가 조화를 이뤘습니다. 반면 GTX 980 Ti의 경우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어 통구리 히트싱크와 블랙 하우징으로 지금의 GTX 1080 Ti 디자인과 닮은 모습입니다. 물론, 지포스 10 시리즈의 경우 저기서 스켈레톤 디자인 요소를 더 강화하고 트리플 팬 구성으로 확장한 것이 주된 변화 요소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FTW GAMING, SC GAMING, GAMING 킹핀 아래에 위치하는 제품군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먼저 FTW GAMING입니다. FTW는 'For The Win'의 약자이며 굳이 해석하자면 ‘승리를 위해!’라는 뜻으로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드러나는 네이밍입니다. 지포스 10 시리즈를 기준으로 FTW 제품군의 특징이라면, PCB 기판이 일반적인 규격에서 확장된 형태를 선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PCB를 확장하는 까닭은 부품 소자의 배치를 넓게 쓰고 쿨링 면적도 넓힘으로써 제품의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기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고급형 모델의 특징으로 꼽을 수 있겠죠.
▲ iCX Technology가 적용된 EVGA GTX 1080 Ti FTW3 GAMING ※ 이미지 출처 : EVGA 또한 iCX Technology로 명명된 그래픽카드 최적화 기술이 있습니다. CPU, VRAM(메모리), VRM(전원부)에 적용된 총 9개의 온도 센서는 EVGA Precision XOC 소프트웨어를 통해 상태 모니터링과 독립적인 팬 제어 기능 등 다양한 설정을 가능하게 해줍니다.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세심함이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제품 요소를 개선하거나 추가 기능들이 적용된 버전이 출시되면 FTW2, FTW3 등의 네이밍을 갖게 됩니다. 다음은 SC GAMING입니다. SC는 EVGA 그래픽카드 역사에서 큰 축을 담당하는 네이밍인데요. Super Clocked의 약자입니다. 즉 레퍼런스 그래픽카드에 비해 클록을 끌어올려 성능 향상을 이뤘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FTW가 확장된 규격의 PCB 기판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SC는 일반적인 규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가격 경쟁력이 좋은 제품군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SC 아래에 위치하는 GAMING 시리즈가 있는데요. 동일 GPU 라인업에서 비교적 보급형에 해당하는 제품군입니다. 전반적인 라인업을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EVGA 그래픽카드의 과거 제품들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EVGA 공식 이미지를 통해 그 변천사를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EVGA 지포스 GTX 900 시리즈 그래픽카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 이미지 출처: EVGA
▲ EVGA 지포스 GTX 700 시리즈 그래픽카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 이미지 출처: EVGA
▲ EVGA 지포스 GTX 600 시리즈 그래픽카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 이미지 출처: EVGA
▲ EVGA 지포스 GTX 500 시리즈 그래픽카드의 대표적인 디자인 ※ 이미지 출처: EVGA 과거 500 시리즈부터 EVGA 그래픽카드 디자인 변천사를 한번 살펴보았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변화점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모두 관통하는 공통적인 요소도 분명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꾸밈이 과하지 않은 깔끔한 디자인입니다. 이 부분을 설명하기 전에 EVGA 디자인 형태를 크게 두 가지 요소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엔비디아 레퍼런스 쿨러 디자인에 입각한 블로워 팬(blower fan) 형태의 디자인 그리고 EVGA 고유의 설계로 탄생한 플라워형 팬 형태입니다. 블로워 팬 형태의 경우 레퍼런스 쿨러를 그대로 사용하여 프린팅만 바꾼 버전도 있지만, EVGA 브랜드 로고를 잘 녹여내어 GTX 500 시리즈 당시 레퍼런스 모델 중에서도 일명 스티커 간지로 통하면서 인기몰이를 한 적도 있었죠. GTX 600 시리즈의 경우 레퍼런스 쿨러는 아니지만 유사 형태의 EVGA 고유의 컬러 콘셉트로 재해석한 제품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GTX 680 클래시파이드와 GTX 770 4GB 클래시파이드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 이후로는 주로 듀얼 팬 구성의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다가 지포스 10 시리즈에 와서 트리플 팬 디자인이 본격화되었는데요. 시장을 선도하는 대만 3사의 경우 트리플 팬 구성이 좀 더 일찍 도입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EVGA가 디자인 변화에 있어서는 좀 더 보수적인 경향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습니다. 대신, 자사 본연의 깔끔하고 정돈된 디자인 정체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말이죠.
▲ EVGA 최신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는 트리플 팬 구성! 따라서 이러한 미적 요소를 제쳐두고 절대적인 성능과 순수 쿨링 능력만 보았을 때, EVGA는 대만 3사와 비교해서 특출난 성능으로 보기엔 어려웠습니다. 과거에 소음 이슈도 종종 발생했었고, 일부에서는 EVGA가 뽀대는 좋아도 쿨링 성능은 그에 미치지 못하다는 평가도 존재했고요. 실제로 전반적인 그래픽카드 제조사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만 3사가 상대적으로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절대적인 성능과 새롭고 획기적인 쿨링 시스템 개발에 더 진보적인 자세로 민첩한 행보를 보였던 것 같습니다. 대신 EVGA는 자신의 색깔을 잘 완성해가는 것에 더 큰 중점을 두었던 것 같고요. 결국 이런 특성들은 브랜드마다 개성이 확실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즐거운 고민거리가 되어줄 것입니다. 제품을 구매하는 기준과 가치는 모두 다르니까요. EVGA 그래픽카드만의 특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