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남짓 진행했던 라이젠 감성 PC 제작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시스템 구상에 일주일, 패널 디자인에 일주일, LED 조명 배치 구상에 또 한주를 보내고,
마지막으로 제작하는 데 소요된 한주까지...
DIY에는 역시 고민과 기다림의 미학이 있지요. ㅎㅎ
아무튼 오랜 작업 끝에 완성된 시스템 입니다.
아무래도 완성품과 제작과정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어 부족한 내용이지만 제작기 올려봅니다.
나만의 조촐한 커스텀 PC 구성을 꿈꾸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아무쪼록 참고하실 만한 자료가 되면 좋겠습니다.
1. 도안 제작
사실 케이스가 아주 고민되는 부분이었는데, 오랜 고민끝에 Phanteks Enthoo Evolv TG를 구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알루미늄 케이스의 고급진 느낌이 살아있고, 내구성, 정숙성, 더불어 심플하고 시크한 디자인까지...
문제는 내부가 훤히 보이는 강화 유리 패널 구성임에도 불과하고 광활하기 그지 없는 이녀석의 내부 구조 입니다.
사실 저는 선이 보이는걸 매우 싫어해서, 글라스 패널 구조의 케이스를 구입하는게 처음입니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예외적으로 LED가 반짝이는 감성 PC 제작을 계획한 만큼 대책 없이 질렀습니다.
그리고 그 광활함을 해결하기 위한...고민 끝에... 앞뒤로 가림막 패널을 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제작한 튠업 피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전면 가림막 패널 2피스
- 후면 가림막 패널 2피스
- 2피스 구성의 그래픽카드 백플레이트 2개
- SSD 커버 2개
- X370 메인보드 실드
- 140mm 시스템 쿨러 커버 3개
- 기타 자잘한 AMD 및 라이젠 로고
도면을 어떤 소재로 가공할 것이냐도 고민거리였는데요...
가공비나 가공의 용이성, 후처리까지 고려하면, 역시 만만한건 아크릴 밖에 없는게 현실이죠.
그래서 아크릴 레이저 절단 전문 업체에 주문하기로 결정하고 도면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도안은 총 3개입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제작한 도안이고 빨간선은 절단선, 파란선은 선조각, 검정색은 면조각 입니다.
레이저 절단기가 도면의 선을 따라 절단이나 조각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위에서 보시는 도면은 아래 위로 전면 가림막, 가운데에는 메인보드 실드, 우측에 2개는 그래픽 카드 백플레이트 입니다.
좌측 큰 패널과 하단의 길쭉한 패널은 후면 가림막 패널 2피스 입니다.
그외 자잘한 로고패널, 여분의 메인보드 실드, 마찬가지로 그래픽 카드 백플레이트 입니다.
도면 우축 6개 조작은 2피스로 구성되는 시스템 쿨러 커버, 그외 자잘한 로고패널과 SSD 커버, 백플레이트 입니다.
2. 악세사리 패널 도색과 조립
이 도면들을 업체로 보내니...
아주 깔끔하게 제작되어 왔습니다.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도안과 아크릴 절단에 대해서는 시스템 팬 커버 중간 제작기를 통해 한 차례 올린적이 있습니다.
못보신 분들은 여기서...
[라이젠 PC용 시스템 쿨러 커버 제작] https://www.quasarzone.co.kr/bbs/board.php?bo_table=qf_photo&wr_id=27443
다음은 메인보드 입니다.
아직까지 막시무스급 메인보드가 없는 X370인 만큼, 자체적으로 메인보드 커버도 제작해 봤습니다.
일러에서 메인보드 사진을 펼쳐놓고 그 위에 도안을 그리고, A4 용지에 인쇄하고, 잘라서 맞춰보고, 다시 수정하고....
노가다를 반복한 끝에 나온 결과물은...
이렇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도색을 하고... X370 로고를 붙이면...
적어도 짭...짭시무스라고 부를 수 있겠군요;;
다음은 20프로 부족한 RX480의 백플레이트 제작입니다.
가성비 제품인 만큼 백플레이트조차 없이 헐벗은 RX480의 뒷모습은 누구나 침을 뱉을만 하기에...
무려 무광 은색으로 도색한 상부 패널 1개, LED 투과가 가능한 투명 LED 패널 2피스 구성으로 제작했습니다.
사실 이번 시스템 구성에서 목표로 한 것은 순정 브랜드 PC 같은 느낌으로 일체감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라이젠7 + 라데온 RX480 크파" 구성으로 만들어 봤습니다.
퓨리 시리즈는 구하기가 어렵고, 만만한게 RX 480이라 눈물을 머금고 크파로...
2개의 패널을 부착한 RX480...두께감이 상당해 흐뭇합니다.
LED를 넣으면 중앙의 라데온 로고, 그리고 표면에 레이저 조각한 전자 기판 무늬에 투과됩니다.
다음은 SSD 입니다.
가장 심플한 구조 입니다만...사실 도안 작업에서 손이 제일 많이 갔습니다.
전면에 들어가는 면조각 무늬 때문인데요...
전면에 조각을 넣고, 후면에 도색을 넣어서...
LED를 쏘면 이렇게 투과될 수 있도록 작업했습니다.
3. 선정리과 전/후면 가림막 패널 작업
사실 가림막 패널은 애초에 계획이 없었습니다만.
전면 모습은 그렇다치더라도...후면은 아무래도 선을 깔끔하게 정리할 자신이 없었고...
그걸 그냥 참고 보고 있을 자신은 더더욱 없었습니다.
보시다 시피 후면도 강화유리라 그냥 두면...이건 거의 벌초해야할 수준입니다...
해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메인보드와 마찬가지로 케이스 실측사진을 꺼내 일러스트레이터에 올리고, 그 위에 도안을 그리고...
부분 부분 A4 용지에 인쇄, 오려서 맞춰보는 지옥같은 노가다를 반복한 끝에...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좀 심심할 수 있는 패널 일부에 오각망을 붙여 디테일을 좀 줬구요...
특별히 파워 서플라이부는 따로 오각망 조각을 디자인해 적용했습니다.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네요 ㅎㅎ
일단 가조립을 통해 패널 사이즈는 문제 없다는걸 확인했구요
이제 가장 중요한,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 되는 "라이젠 로고"를 설치해봤습니다.
전면 가림막 앞쪽에 들어가는 패널에 라이젠 로고 고정대를 설치하고 우측으로 LED 스트립을 설치했습니다.
보시다시피 LED가 들어오면 라이젠7 로고가 빛나는 구조입니다.
굳이 라이젠이 아니라 라이젠 7이냐고 궁금해하실 분들도 계실텐데...
전 1800X 구입했습니다. 그냥 제일 비싼거 샀으니까 자랑하고 싶은 원초적인 욕망입니다. 침 뱉으셔도 됩니다...ㅎㅎ
아무튼 라이젠 로고 패널은 나름 디자인에 베리에이션을 좀 줬습니다.
혹시나 질리면 바꿔가며 넣을려구요.
교체가능한 구조이고...
직접 LED를 넣으면 상당히 다른 느낌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가림막 패널은 모두 동일하게 검정 무광 도색을 적용했고.
다 장착하면 다음과 같은 모습입니다.
참고로 가림막 패널을 어떻게 고정했는지 궁금해 하실 수 있는데,
드릴로 나사구멍을 뚫는다든지...이런 야만적인 방법이나...
양면테이프로 부착하는 근시안적인 방법은 쓰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하실 수 있는 네오디움 자석입니다.
두께가 무려 1mm 이하로 아주 얇고 작은 제품들이 있습니다.
이걸 패널 뒤에 접착해서 자석으로 붙는 방식입니다.
치킨집 전화번호 적혀있는 고무자석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자성이 어마어마해서 양면테이프 같은걸로 붙이면 양면테이프가 오히려 떨어져 나갈 만큼 강력합니다 ㅎㅎ
4. 시스템 모니터링 패널 (진행 중)
시스템 제작 막바지에 서랍에 안쓰는 스맛폰이 있는걸 발견했습니다.
몇년전에 샀던 갤럭시 넥서스 제품인데, 이게 안드로이드 표준을 준수하고 나와서 홈버튼이 없이 매끈한게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이거슨!!!!!!!!!!!!!!!!!!
시스템 모니터링 패널로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물건 아닌가요?
그래서 AIDA64를 연동하기로 했습니다.
무려 유료 앱까지 결제했네요;;
아무튼 설치는 완료되었고, 아직 패널창 구성중에 있습니다.
CPU창은 완료됐는데, 우측에 들어가는 GPU창은 아직 작업중입니다.
보시다시피 전면 우측하단의 SSD 부착부에 고정할 예정입니다.
5. 완성된 시스템 사진
PC에 이렇게 즐겁게 작업한게 얼마만인가 싶습니다.
언젠가는 지금 시스템도 바꾸고 싶은 시점이 오겠지만...
그래도 한동안은 흐뭇한 마음이 들것 같네요.
이상으로 부족한 제작기 올려봤습니다.
재밌게 보셨으면 좋겠고...
무엇보다 기성 제품을 벗어나 나만의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고 싶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나머지 시스템 사진들 올려봅니다.